글, 사진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구석기 이래 300만년 동안 이뤄진 조형예술품의 문양을 독자 개발한 ‘채색분석법’으로 해독한 세계 최초의 학자다. 고구려 옛 무덤 벽화를 해독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의 문화를 새롭게 밝혀나가고 있다.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력을 통해 풀어내는 독창적인 조형언어의 세계를 천지일보가 단독 연재한다.

만병에서는 반드시 영기문 나와

표면의 영기문은 만병서 솟아나고

그 영기문을 도자기 표면에 표현

한국의 도자기를 다루는 연재에서 고려자기로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왜 실제로 만들어 그릇으로 사용했던 도자기는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고, 이렇게 사찰 건축벽화나 더 나아가 서양의 르네상스 시대 건축 그리고 이슬람 모스크 건축에 표현된 만병을 다루는가 반문할지 모른다.

도자기의 실상을 밝히려면 실제 도자기에서는 항아리나 병에서 솟아 나오는 영기문을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도자기 표면에 갖가지 문양이 있어서 다음 회부터 그 문양들을 다룰 것이다.

도자기라는 말은 도기와 자기를 합하여 말한 것으로 중국 신석기 시대의 도기들에는 실로 놀라운 영기문이 베풀어지고 있으나 세계 모든 학자는 그 문양들이 만물생성의 근원이 되는 영기문임을 알지 못하고 있다.

바로 그 도자기 표면에 나타낸 영기문이 도자기라는 만병 안에 가득 차 있어서 입을 통하여 위로 솟구쳐 나오고 있는 셈이다. 바로 이 문장을 쓰는 순간 필자는 전율을 느낀다. 실로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진리를 깨달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의 영기문이 왜 표현되었는지 전혀 설명하지 못해서 불안했었다.

지금 이 연재를 쓰면서 가장 중요한 도자기 표면의 온갖 문양의 의미를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불교 사찰건축이나 기독교 성당 건축이나 이슬람 모스크 건축 등에 표현된 만병을 살펴보면 만병 자체에는 문양이 거의 없고 대신 도자기 입을 통하여 안에 가득 찼던 영기가 영기문으로 나타내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한국 사찰건축이나 중국의 황궁 건축에 표현된 만병에서 엄청난 영기문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보았으며, 모두 제1, 제2, 제3 영기싹으로 구성되어 있는 영기문을 채색분석해 보았으며, 필자가 찾아낸 조형언어의 전개에서 정립해온 영기화생론이란 이론이 틀림없음을 알았다. 그러나 필자의 이론이나 방법론이 보편적이 되려면 서양의 만병을 분석해보아야 한다.

이 모든 노력은 한국 도자기가 만병임을 밝히고 더 나아가 보주임을 증명하기 위해 장엄한 광경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다. 세계는 하나다. 나의 아호가 일향(一鄕)인 까닭이다. 필자는 혼자서 세계의 모든 장르, 건축-조각-회화-도자기-금속기-복식을 처음으로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으로 기록될 것이고, 단지 연구가 아니라 새로운 개척자이고 따라서 우리의 상식에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 알아서 그것을 가르쳐서 올바로 이끌어주려는 최초의 학자이며, 도자기가 그 모든 조형예술품들의 중심에 있음을 깨달은 바라, 이런 연재를 쓰고 있다. 동양과 서양은 다르다고 말하지만 둘은 다르지 않다. 그러면 서양의 도자기를 다루어 보기로 한다.

물론 서양 학자들은 만병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만병이 보주가 되는 과정을 알 리 없다. 그저 병이나 항아리라 부르니 종교건축에 표현된 만병의 의미를 알 리 없어서 궁궐이나 종교건축에 왜 그런 표현이 있는지 모른다.

더구나 만병은 왕의 좌우나 예수의 좌우에 배치되어 있는데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왕이나 모든 종교의 신적(神的) 존재는 만물 생성의 근원인데 마찬가지로 만병에서도 만물이 생성하므로 동격(同格)이 되어 공존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병에서는 반드시 영기문이 나와야 한다. 만병에서 직접 만물이 화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병에서 나오는 영기문에서 만물이 화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는 알았지만 이미 언급한 것처럼 도자기 표면의 영기문들은 그 존재 이유를 전혀 몰랐으나 실제로 사용했던 도자기에서는 솟구쳐 나오는 영기문을 함께 표현할 수 없으므로 그릇 표면에 갖가지 문양들이 여러 가지 기법으로 나타내고 있음을 알았다.
 

도 1-1과 도 1-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도 1-1과 도 1-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그러면 서양의 르네상스 시대 독일 성당 건축에 표현된 만병을 살펴보기로 하자( 도 1-1, 1-2). 좌우로 도르르 말린 제1영기싹이 솟아나고 가지 치며 제1, 제2, 제3 영기싹 영기문으로 구성된 구상적 조형들이 생겨나고 있다. 매우 복잡한 듯하지만 이것을 단순화시키면 보주에서 제1영기싹이 나오는 조형으로 귀결한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아직 놀라지 못하는 분들은 도자기 연재를 재독하며 그려보기 바란다.

다음에 같은 시기의 독일 목공예품에서 살펴보자(도 2-1, 2-2).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도 도자기에서 양쪽으로 제3영기싹이 나오고, 이어서 위로는 제1, 제2영기싹이 나오는 형상이며 전체적으로는 제3영기싹이 된다.
 

도 2-1과 도 2-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도 2-1과 도 2-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필자가 고대 삼국시대의 조형에서 찾아낸 조형언어의 전개과정이 그대로 서양의 르네상스의 만병에서 영기문이 나오는 형상과 똑같지 아니한가. 문자언어는 시대마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르지만 조형언어는 오직 하나뿐이라는 선언을 증명하고 있다.

페르시아의 카펫에 표현된 만병도도 마찬가지다. 매우 복잡한 듯하나 원리는 지금까지 언급한 것과 같다. 그런데 도자기 표현이 매우 흥미롭다. 항아리가 그릇이 아니라 영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도 3-1. 3-2. 3-3).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도 3-1, 도 3-2, 도 3-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도 3-1, 도 3-2, 도 3-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그러면 도자기는 그릇이 아니라는 것인가. 도자기는 영기문 그 자체인가. 영기문은 만물생성의 근원이고, <도자기=만병=보주>가 역시 만물생성의 근원이라면 도자기를 영기문으로 표현해도 된다는 가르침을 이 카펫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릇 형태는 허상(虛相)인가.

이슬람 모스크 건축의 모자이크는 역시 놀라운 조형을 보여주고 있다. <도자기=만병=보주>에서 영기문이 솟아나온다는 것은 물이 솟아나오는 것임을 진지한 독자는 알아차렸을 것이다.

보주 역시 그 안에 무량한 보주가 들어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모자이크 만병을 그려서 채색분석해 보니, 맨 밑 양쪽에 제1영기싹이 나오고 그 사이에서 만병이 나오고, 그 만병에서 다시 큰 보주가 나오지 않는가(도 4-1, 4-2). 모자이크는 표현에 제약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찬란하게 갖가지 보석 파편으로 보주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도 4-1과 도 4-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도 4-1과 도 4-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그러면 가장 알아보기 쉬운 오스만 朝 터키에서 제작된 접시(이탈리아, 중세박물관소장)의표면 문양은 온통 제1영기싹 문양으로 가득 차 있다(도 5-1). 이러한 제1영기싹 영기문이 이 항아리 안에서 솟구쳐 나오는 것임을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다. 제1영기싹 영기문과 제3영기문과, ‘꽃=보주’에서 연이어 나오는 제1영기싹들로 접시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특히 이슬람 모스크의 안팎에는 환상적 문양으로 가득 차 있는데 “아라베스크”라고 부르고 있다.

 

도 5-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도 5-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2.27

즉 당초문을 가리키는데 너무도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접시도 만병이다. 일체 도자기는 만병이고 보주이다. 이런 형이상학적 접근은 처음 시도하고 있다. 병을 만병이라 부르고 다시 만병을 보주라고 부르는 것이 이렇게 험난하구나. 보주를 모르면 인류가 창조한 일체 조형예술품을 볼 수도 없고 거기에 표현된 절대적 진리를 어찌 파악할 수 있으랴.

인류의 문화는 그동안 우리가 사용해온 문자언어와 필자가 찾아낸 조형언어가 서로 도와서 완벽히 해독하고 해석할 수 있으니 지금 필자가 혼신을 다하여 연재하고 있는 까닭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경우엔 <도자기=만병=보주>에 영기문을 꽂아 둔 것이 아니라 솟아 나오는 것이고, 실제 <도자기=만병=보주>의 표면의 영기문은 그대로 솟아나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임을 확신하게 된 것은 이 연재의 클라이맥스다. 그러면 세계 학자들이 설명하는 도자기 표면의 문양들 명칭이 일체가 오류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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