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구석기 이래 300만년 동안 이뤄진 조형예술품의 문양을 독자 개발한 ‘채색분석법’으로 해독한 세계 최초의 학자다. 고구려 옛 무덤 벽화를 해독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의 문화를 새롭게 밝혀나가고 있다.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력을 통해 풀어내는 독창적인 조형언어의 세계를 천지일보가 단독 연재한다.

자금성 벽면 만병(도 1-1). 제1, 제2, 제3영기싹. 그리고 보주(석류모양 씨방)들로 매우 복잡하게 구성된 영기문 그러나 주된 것은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이다(도 2-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자금성 벽면 만병(도 1-1). 제1, 제2, 제3영기싹. 그리고 보주(석류모양 씨방)들로 매우 복잡하게 구성된 영기문 그러나 주된 것은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이다(도 2-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만병에서 제1, 제2, 제3영기싹 솟아

고구려 벽화의 중요한 조형 증명해

모든 것은 제1영기싹 영기문으로 귀결

인도의 만병을 지난 두 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채색분석하며 중국과 한국의 도자기의 원형이 되었음을 증명했다. 십여 년 걸려 인도의 만병을 만나 세계 최초로 채색분석하여 발표하고 있다. 필자는 세계 미술사의 모든 장르의 개척자이므로 사람들이 새로 밝힌 조형예술의 신세계를 쉽게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중국 북경에는 세계 최대의 왕궁인 청나라의 거대한 자금성(紫禁城)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세계 사람을 압도하고 있다. 명나라 때 1407년에 건축하기 시작하여 14년에 걸쳐 완공되어 청나라가 망할 때까지 즉 1912년까지 궁전으로 삼았으므로 500년에 걸쳐 궁전이었던 셈이다.

그곳 벽면에는 도기로 표현된 몇 가지 만병들이 표현되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만병을 채색분석한다(도 1-1). 만병 부분은 따로 사진을 크게 해서 올렸다(도 3-1). 만병 전체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무려 90단계 걸쳐서 끝냈다. 그 가운데 두 가지 단계만 취하여 싣는다(도 2-1, 2-2).
 

 

만병으로부터 무량보주(=석류모양)를 맺어 가며 연이은 제 1 영기싹 영기문이 세 가닥으로 솟아오른다(도 2-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만병으로부터 무량보주(=석류모양)를 맺어 가며 연이은 제 1 영기싹 영기문이 세 가닥으로 솟아오른다(도 2-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이제 여러분들은 사진 밑의 간단한 설명만 읽어도 무슨 말인지 채색분석한 것을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채색분석해보면 만병에서 매우 복잡한 문양 줄기가 세 가닥 나온다. 좌우와 중앙에서 생겨난다. 너무 복잡하여 시선에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그 복잡한 문양들은 보주-제1영기싹-제2영기싹-제3영기싹으로 이루어져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병 부분만 따로 보여드린다. 이런 도자기는 본 적이 없을 것이다(도 3-1). 만병 즉 항아리 표면에 갖가지 만물생성의 근원이 되는 영기문들이 총 망라되어 있다(도 3-2). 그리고 띠를 둘러 두 곳에서 매듭을 맺고 있다. 도자기를 영화시켜서 만병으로 만드는 방법이다(도 3-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만병 부분만 따로 보여드린다. 이런 도자기는 본 적이 없을 것이다(도 3-1). 만병 즉 항아리 표면에 갖가지 만물생성의 근원이 되는 영기문들이 총 망라되어 있다(도 3-2). 그리고 띠를 둘러 두 곳에서 매듭을 맺고 있다. 도자기를 영화시켜서 만병으로 만드는 방법이다(도 3-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여기에서 보주는 석류모양 보주다. 만일 필자가 제1, 제2, 제3, 보주 등 조형언어를 찾아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면, 이 자금성 만병(滿甁)의 조형은 아마도 지구가 없어질 때까지 풀려지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을 채색분석하여 보니 좌우대칭이다. 중앙의 것을 채색분석해보면 세 가닥 영기문의 전개가 똑같다. 만병만 자세하게 밑그림 그려서 채색분석해 보면 만병은 현실에서 봄직한 항아리다. 그 표면에 갖가지 영기문이 베풀어지고 있는 것은 현실에서 쓰는 항아리와 같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도 3-1, 3-2).

 

원 작품에서 씨방 부분만 강조하기 위해 황갈색으로 나타냈다(도 4-1). 채색분석해보면 더욱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제2영기싹 사이에서 둥근 보주가 나온다. 그것은 그 씨방 안에 있는 무량한 씨앗이 보주가 되어 하나씩 무량하게 나온다는 것을 암시한다(도 4-2).고구려 벽화 안악 1호분, 기원 후 4세기 후반. 씨방을 감싼 모든 꽃잎들을 영화된 세계에서 이렇게 표현(위, 도 4-3). 강력한 보주의 또 다른 조형(아래, 도 4-4).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원 작품에서 씨방 부분만 강조하기 위해 황갈색으로 나타냈다(도 4-1). 채색분석해보면 더욱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제2영기싹 사이에서 둥근 보주가 나온다. 그것은 그 씨방 안에 있는 무량한 씨앗이 보주가 되어 하나씩 무량하게 나온다는 것을 암시한다(도 4-2).고구려 벽화 안악 1호분, 기원 후 4세기 후반. 씨방을 감싼 모든 꽃잎들을 영화된 세계에서 이렇게 표현(위, 도 4-3). 강력한 보주의 또 다른 조형(아래, 도 4-4).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필자가 알기 쉽게 채색분석하여 보았다(도 4-2). 고구려 벽화 가운데 너무도 중요한 단순한 조형이 중국 청대의 만병에서 구상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고구려 벽화의 중요한 조형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극적이다(도 4-4). 극적이지만 이 글에서 자세히 설명할 수 없음을 양해하기 바란다.

 

단순화시키면 영기창은 연이은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병에서 영기문이 나오는데 석류모양 무량보주를 표현해 두었다. 그러니까 만병이란 보주에서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온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도 2-3).더 단순화시킨다면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 즉 영화된 물이 쏟아져 나온다는 말이다(왼쪽, 도 2-4). 결국 자금성 벽면의 만병을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키면 도 2-5이 된다(오른쪽, 도 2-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단순화시키면 영기창은 연이은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병에서 영기문이 나오는데 석류모양 무량보주를 표현해 두었다. 그러니까 만병이란 보주에서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온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도 2-3).더 단순화시킨다면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 즉 영화된 물이 쏟아져 나온다는 말이다(왼쪽, 도 2-4). 결국 자금성 벽면의 만병을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키면 도 2-5이 된다(오른쪽, 도 2-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그러면 자금성 만병을 단순화시켜 보자. 우선 단순화의 첫 단계가 (도 2-3)다. 제1영기싹 끝마다 맺은 석류모양 보주 주머니를 둔 세 가닥 영기문 줄기들이다. 전체를 둘러싼 영기창은 연이은 제3영기싹 영기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다음 석류모양도 없애며 더 단순화시켜 본다. 즉 제1영기싹 영기문 세 줄기로 단순화시켜 본다(도 2-4). 이것을 더 극도로 단순화시킨 것을 보면 아,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바다에서 처음 보며 놀랐던 조형이다(도 2-5). 즉 모든 것은 하나의 보주에서 나오는 제1영기싹 영기문으로 귀결되지 않는가. 만물생성의 가장 근원적인 조형이다.

 

청대 법량채 청화 백자,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실제로 띠매듭을 한 자기가 청나라에 수없이 많다(도 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청대 법량채 청화 백자,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실제로 띠매듭을 한 자기가 청나라에 수없이 많다(도 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10.25

그러면 자금성 만병도에 보이는 형태 그대로 현실에서 만들어진 자기가 있을까. 수소문 끝에 많은 예를 중국 자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 그러면 그 수많은 자기 가운데 프랑스 기메 박물관 소장 것을 예로 든다(도 5).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청화 매화문 포부(包袱)병’이라 부른다고 한다. 띠와 매듭만을 분채한 것이다.

포(包)의 중국식 발음은 복(福)과 같아서 이처럼 이름 짓고, 복(袱)은 보부상들이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매듭을 질끈 맺는데 이런 현실의 것을 가져다가 이름으로 붙이니 할 말이 없다. 그것은 마치 우리나라의 박쥐무늬를 복자에 빗대어 이해하는 것과 같다. 박쥐무늬는 박쥐가 아니다. 이처럼 자금성 만병의 모양이 실제로 청대 자금성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벽면에 같은 모양의 도자기가 표현되어 있으니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그러면 왜 황궁에 수많은 만병이 표현되어 있는가. 황제와 만병은 무슨 관계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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