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터넷 언론사 공동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2.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터넷 언론사 공동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2.16

이재명, 아들 도박 논란 발생

尹, 장모‧아내 의혹에 곤혹

2030 표심 잃을까 노심초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여야 대선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내년 대선 정국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아들의 도박 의혹이 불거졌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윤 후보 측 모두 관련 의혹에 사과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나서는 동시에 상대방의 가족 논란에 대해선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조선일보는 이 후보 장남 이모(29)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2019년 1월부터 2010년 7월 사이에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글 200여개를 근거로 불법 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가 올린 게시물 중에는 온라인 포커머니 구매·판매와 관련된 글, 수도권 오프라인 도박장 방문 후기 등이 포함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당사에서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직접 고개를 숙이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깊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아들 역시 입장문을 내고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부인과 장모 의혹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장모의 경우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김건희씨 역시 신상 논란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김씨는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기재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이력이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YTN과 인터뷰에서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는 식의 해명을 했다가 오히려 논란만 키웠다. 선대위 차원에서 해명을 했지만, 김씨의 발언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김씨는 15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허위 이력과 관련 청년들의 분노 여론이 있는데 사과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2.16

이에 윤 후보는 “어찌 됐든 본인 입장에서 할 말이 아무리 많아도, 여권의 기획 공세가 아무리 부당하다고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와 국민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태도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장모 최씨는 지난 7월 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1심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지난 14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5년 전에 이미 기소가 안 되고 무혐의 판단을 받은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관련자 한 사람의 진술이 바뀌었다고 기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도 “장모가 무슨 피해를 입어 누군가 고소하면 제가 사위라는 말을 못한다. 그래서 그런거 하지말라고 아주 신신당부를 했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의 빠른 사과에는 내년 대선 캐스팅보트인 2030의 표심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경우 보도된 게시글 중에도 20대 사회 초년생인 이 후보 아들이 인턴을 때려치우겠다고 하거나 스스로 '도박꾼'으로 칭하는 등 청년층의 민심을 건드릴 만한 소재가 포함돼 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임 당시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표창장 위조·입시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만큼 ‘내로남불’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윤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공정과 상식’ 역시 훼손될 우려가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측은 상대 후보 가족의 문제를 더 크게 부각하며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오섭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 부부를 겨냥해 “가정법 해명, 조건부 변명은 반성도 없고 진심도 없는 ‘기획 사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재직증명서를 발급하고 그런 내용 전체가 ‘무조건 가짜’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많이 있다”며 “이미 공소 시효가 끝나서 형사 처벌이나 수사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이날 도이치모터스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내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도이치모터스 모습.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이날 도이치모터스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내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도이치모터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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