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된 지난 11월 5일 이후 벌써 2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인선이 결론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 새 수차례 만나고 국민에게 설명을 한 것도 여러 번이다. 양 측 간에 무슨 얘기가 쟁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여러 가지 말과 각종 억측이 난무한 가운데 피곤하다 못해 지쳐버렸다. 명색이 대선후보인데 자신의 선대위 구성조차 이렇게 지루한 시간 끌기와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국민은 어떻게 보는지 알기나 하는 것인가.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를 기정사실화 하는 내용의 인선을 지난 21일 발표했다. 당시 윤 후보는 선대위의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는 이준석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각각 임명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당 선대위와 별도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직인 이 대표를 제외한 ‘3김 체제’로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최종 조율된 인선이었기에 국민 앞에 발표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윤석열 후보의 구상은 또 뒤틀렸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았던 김종인 전 위원장이 막판에 발을 뺀 것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며 인선이 늦춰지는 사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도대체 두 사람이 어떻게 얘기가 된 것인지 국민은 어리둥절했다. 윤석열 선대위의 ‘원톱’을 결정하는 인선이 이런 식으로 갑론을박 하고 있다면 이는 그대로 윤 후보의 정치력 부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후에도 갈등은 계속됐다. 국민은 궁금했고 언론이 물었다. 그럼에도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 박사님 얘기는 더 하지 않겠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그 후에는 윤 후보 측에서 ‘오늘 선대위 합류를 하지 않으면 끝’이라는 식의 일종의 최후통첩 얘기도 나왔다. 이는 정치도, 예의도 아니다. 선대위 원톱을 인선하는 일에 윤 후보 자신이 더는 말하지 않겠다거나, 오늘 아니면 끝이라는 식의 발언은 스스로 판을 깨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전 위원장도 “나한테 최후통첩을 했다고 주접 떨어놨던데 그 뉴스 보고 ‘잘됐다’ 그랬다”며 격앙된 반응까지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의 최종 거취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윤 후보의 정치력과 리더십은 적잖은 상처로 남게 됐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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