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소위가 25일 대한민국 국위를 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이 군입대 대신 봉사활동 등으로 병역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여야를 불문하고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는 것이 국방위 측의 설명이다. 이는 아직 국회 차원에서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며 동시에 세부적인 사항도 검토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공청회 등의 공론화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날 국방위에서 나온 발언 가운데 ‘방탄소년단(BTS)’이 유발하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와 대한민국 국위를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문화사절단 등으로서의 엄청난 역할에 주목한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재론의 여지없이 옳은 말이다. BTS를 비롯해 한국의 젊은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세계적 찬사를 받으며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우리 국민에게 자랑이며 자부심이다. 세계 각국에서 보내준 밀가루 등으로 끼니를 해결했던 과거를 염두에 둔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자랑스럽다 못해 놀랍다. 그 중심에 우리 대중문화예술인들도 함께 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위를 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들을 지원하는 방안과 그들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BTS 법률안)과는 구별해야 한다. 만약 관련법이 통과되면 BTS 등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스타들은 법에 따라 예술요원으로 편입돼 군 입대를 피할 수 있다.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문화예술인들 못지않게 내일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다른 젊은 인재들은 여전히 군복무에 충실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날 국방부도 병역자원 급감 추세와 함께 병역 이행의 공평성 등을 이유로 특례 대상을 확대하는 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병무청도 국민적 공감대가 우선이며, 특례 대상을 확대할 경우 객관적 기준이나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병역 문제는 국민 모두에게 아주 민감한 문제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병역 문제가 정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이는 우리 장병들의 사기와도 직결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국방부의 의견을 고려해서 좀 더 신중한 검토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해 보인다. 이 추운 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 청년들의 사기를 생각해서라도 엄중한 대선 시기에 ‘인기영합적 발언’은 자제하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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