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혜화전화국) 앞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10.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혜화전화국) 앞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10.28

통신장애 계기로 대폭 개편

‘네트워크 부문’ 인사 단행

클라우드/IDC 추진실 신설

“분사로 리스크 헤징 전략”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KT의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사업 분사 가능성이 커졌다.

KT는 예년보다 한 달 이르게 지난 12일 연말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달 통신장애를 계기로 네트워크부문장을 새로 세웠으며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KT는 이번 인사에서 네트워크 부문을 상당폭 개편했다. 서창석 네트워크혁신TF장(전무)을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유무선 인프라를 총괄하게 했다. 기존엔 이철규 부문장이 맡던 자리다. KT는 “서창석 신임 네트워크부문장은 28년간 유무선 네트워크 경력을 쌓은 통신 전문가”라며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용을 통해 신뢰받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혜진 네트워크전략담당(상무)은 네트워크전략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일부 보직은 새로 만들거나 기능을 강화했다.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을 신설했다. 이는 네트워크 장비 운용, 망 관리, 장애 모니터링 등을 맡는다. KT 내 IT부문·융합기술원 등과 협업해 네트워크를 지속 점검하고 보완한다.

기존 플랫폼운용센터는 ‘보안관제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기능과 권한을 늘렸다. 중앙 네트워크 관제본부와 지역 네트워크 운용본부 간 협업을 통해 이·삼중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는 지난달 중순 일부 기지국의 부품 고장으로 5G 서비스가 멈추고 지난달 말엔 라우팅 오류로 전국에 걸쳐 통신 장애가 발생한 등 네트워크 관련 이슈가 잇따르자 내놓은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부문장을 교체한 건 통신장애에 대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새로 부임한) 서창석 부사장은 오성목 사장(전 네트워크부문장)의 수족과도 같다”며 “(오 사장)이 물러나면서 변방에 있다가 이번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내부 평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고) 수습을 잘했다는 것 때문에 이번에 승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서창석 신임 네트워크부문장. (제공: KT) ⓒ천지일보 2021.11.15
서창석 신임 네트워크부문장. (제공: KT) ⓒ천지일보 2021.11.15

KT는 AI/DX융합사업부문의 클라우드/DX사업본부, IT부분의 인프라서비스본부를 합쳐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윤동식 부사장이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을 맡는다.

KT는 클라우드와 ID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고만 밝혔지만 업계는 ‘분사를 위한 준비’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동식 부사장은 현대자동차에 있다가 오신 분인데 앞으로 이분한테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에게 있던 몇 개 기능을 떼 와서 이(윤동식 부사장) 밑에 붙였는데 그 기능은 계열사를 컨트롤하고 IPO 하는 기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KT의 향후 사업 구조나 나아가는 방향을 보면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 신설은) 분사를 염두에 둔 조직을 만든 셈”이라며 “이것처럼 KT는 계속 계열로 분리를 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한 “구현모 대표의 목표는 기업가치 제고인데 그만큼 주가 부양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스튜디오지니처럼 위험이 크거나 투자가 필요한 분야를 분사해서 리스크 헤징을 하는 것”이라며 “분사해서 나쁠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진두지휘는 윤 부사장이 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 외에도 KT는 AI 분야에선 AI컨택센터(AICC) 사업담당 역할을 강화하고 AICC기술담당 보직을 추가했다. 로봇 분야에선 KT 서비스로봇 사업을 이끌어온 이상호 AI로봇사업단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이 단장이 KT에 입사한 지 1년 만이다. AI로봇사업담당, AI로봇플랫폼담당도 신설했다. 미디어 분야에선 KT그룹 미디어 전략을 수립해온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에 연구개발 기능을 추가했다. 구현모 대표 직속 조직이었던 디지털&바이오헬스P-TF(프로젝트 태스크포스)는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으로 격상했다.

새 사업단도 여럿 신설했다. 그룹부동산은 KT그룹 부동산 사업개발·투자 제휴를 맡는다. 이용자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커스터머DX사업단도 만들었다. KT는 이날 우정민 KT DS 대표를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KT IT부문장도 함께 맡겼다. KT는 “KT 그룹 IT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IT 인프라 지원을 체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홍기섭 KT스카이라이프 대외협력총괄 및 HCN 대표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KT는 “홍기섭 부사장은 KT 스카이라이프 대외협력총괄 및 HCN 대표를 겸임하며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제공을 이끌었다”고 했다.

광역본부장 6명은 모두 전무급으로 올랐다. 권한을 강화해 각지 네트워크 운용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KT는 작년 지역 고객담당 조직과 네트워크 조직을 통합해 6개 광역본부를 출범했다. KT는 “내년도 그룹사 임원 승진자가 총 9명으로 작년(3명)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었고 광역본부 승진자는 올 초 5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윤동식 신임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제공: KT) ⓒ천지일보 2021.11.15
윤동식 신임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제공: KT) ⓒ천지일보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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