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선언, 한미 간 상당히 조율 끝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1일 중국의 요소 수출제한 조치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가 지난달 11일이었는데, 지난달 29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서 요소수 문제를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출국 전에 요소수 문제에 대한 상세 내용을 보고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답했다.
‘외교부가 중국 조치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반성할 부분이 있지 않나’라고 거듭 묻자 “외교부뿐 아니라 정부 내 관련된 모든 부처가 이런 문제에 대해 다시 총점검해야 한다”면서 “경제안보TF를 외교부에 구성했고 지난 주말에 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1일 중국 해관총서는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해 별도 검역 없이 수출이 가능하던 요소 등 29개 품목을 15일부터 반드시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가 발동된 것은 나흘 뒤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중국 현지 공관이 요소 수출 문제를 파악해 국내 보고했으며, 정 장관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차 이탈리아를 방문해 왕이 부장을 만난 것은 지난달 29일이다. 검역 시행 시점부터 현지 공관의 보고에만 엿새가 걸렸고, 장관 보고엔 2주 넘게 걸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늑장대응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해 관심사로 떠오른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정 장관은 ‘이수혁 주미대사 발언이 보도됐는데 진전이 있었던 게 맞느냐’라는 질문에 “큰 원칙에 합의했고 형식과 내용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한미 사이에 긴밀히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고 상당히 조율이 끝났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선언의 필요성이나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추진해야 하는지에 관해 미국도 우리 정부와 의견이 거의 일치한다”면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 미국 측과 좀 더 조율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전선언 합의 과정이 무난할 지 여부에는 신중론을 폈다.
정 장관은 “미국과 한국의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라 종전선언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한미 간에 조율이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이걸 추진해가려면 여러 과정이 남아 있어서 제가 예단해서 조기에 된다거나 그런 말을 드릴 입장이 아니다. 시기는 특정해 예상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 간 종전선언 협의, 특히 종전선언이 비핵화의 입구라는 한국의 ‘선 종전선언’ 구상까지도 마무리됐다는 것인데, 하지만 또 다른 당사국인 북한이 협의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한미 양국의 논의만으로는 종전선언 채택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20](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72929_791109_500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