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1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72547_790635_0628.jpg)
공급병목·국제유가 상승·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영향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배경으로는 글로벌 공급 병목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고 스요측 물가 압력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회복기에는 과거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현상)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며 당분간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부족 현상의 배경은 선진국의 빠른 백신 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데 비해 일부의 생산·물류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을 통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전망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 총재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공통으로 직면한 어려움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unknowable uncertainty)’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급병목 현상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으로 인해 언제쯤 해소될지 알기 어렵고,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라고 이 총재는 꼽았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3분기 성장이 글로벌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실제 카드지출액과 같은 지표를 보면 10월 중순 이후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의 소비 개선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세계 경제도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지긴 했지만 기조적으로는 경제활동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이 총재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디지털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 활동뿐 아니라 소비패턴, 노동시장 등 경제활동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와 우리 경제는 내년에 새 균형으로 이행하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총재를 비롯해 이환석 부총재보, 삼성경제연구소장 등 거시경제전문가 7명이 참석해 최근 경제 상황과 내년 전망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한편 미국의 10월 물가상승률은 31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2%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0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또한 6개월 연속 5% 이상 상승률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