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외화자산 운용수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52억 달러 넘게 늘면서 넉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8위에서 9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0월 말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 대비 52억 4000만 달러 증가한 4692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말(4639억 7000만 달러)보다 52억 4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도 전달(4000억 달러)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에 117억 달러 상당의 특별인출권(SDR)을 배분한 지난 8월(52억 5000만 달러 증가)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번 증가세는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늘고 외화외평채 발행과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0월 말 기준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지수화한 미 달러화지수는 93.35로 전월 말(94.34)보다 1.0% 감소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규모를 계산하기 위해 매달 말일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다른 외화 자산을 미 달러화로 환산한다. 지난달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말 외화보유액 중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4184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 9억 4000만 달러 감소한 규모다.
예치금은 257억 9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59억 5000만 달러 늘었다. IMF 특별인출권(SDR)은 155억 2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억 4000만 달러 증가했다.
우리나라가 IMF 회원국으로서 낸 출자금 중 되찾을 수 있는 금액인 ‘IMF 포지션(46억 8000만 달러)’은 8000만 달러 증가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전달과 같은 47억 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9월 말 기준(4640억 달러) 세계 9위 수준이다. 앞서 지난 4월 말 8위로 오른 뒤 5월과 6월, 7월, 8월에 걸쳐 줄곧 이 순위를 유지하다가 9월 들어 한 단계 떨어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