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규모 증명할 방법 없어
‘전체 고객 일괄 보상’ 발표
참여연대 “보상 효과 미미”
“최소 3일 요금 감면해야”
통신업계 “고심 흔적 보여”
KT “기본으로 돌아가겠다”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KT(대표 구현모)가 지난 25일 발생한 통신장애와 관련해 ‘전체 고객 일괄’ 보상안과 재발방지대책을 내놨다. 보상 효과는 미미하고 기업의 출혈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이번을 계기삼아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일 KT는 KT광화문사옥에서 설명회를 마련하고 지난 25일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 관련 재발방지대책 및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다.
이날 KT는 책임을 깊게 통감한다고 강조하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조속히 적용함과 동시에 기존 서비스 이용약관과는 관계없이 고객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일반 고객 890분, 소상공인 10일 요금 감면
보상기준은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의 경우 최장 장애 시간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으로 적용된다. 특히 이번 장애로 피해를 본 인터넷과 IP형 전화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에게는 해당 서비스 요금의 10일 기준으로 보상된다. 소상공인은 해당 서비스를 사업자등록번호로 가입한 고객이나 부가세 신고 등 KT에서 개인사업자로 관리하고 있는 회선 고객이 해당된다.
KT는 고객들의 개별 문의와 신청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보상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접수절차 없이 12월 청구되는 11월 이용 요금분에서 보상금액을 일괄 감면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KT는 요금감면 및 소상공인 케어를 원만하게 지원하기 위해 전담 지원센터를 이번 주 중 오픈하고 2주간 운영한다. 지원센터는 별도로 구축 예정인 전용 홈페이지와 전담 콜센터로 병행 구성된다.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보상기준 및 보상대상 확인을 안내하고 보상기준에 따른 보상금액 확인도 가능하도록 후속으로 추가 보완할 방침이다.
전담 콜센터를 통해 홈페이지 이용이 어려운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소상공인 분류에서 누락된 고객의 추가 신청접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알뜰폰과 재판매 인터넷을 이용 중인 고객은 해당 사업자 고객센터에서 확인 가능하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박현진 KT 네트워크혁신TF 전무는 “개별적으로 겪은 불편 유형이 다양하고 객관적 사실 확인도 어려워 신속한 보상을 위해 일괄 보상하게 됨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혜화전화국) 앞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10.28](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69729_787163_1934.jpg)
◆개인 보상 1천원~9천원… KT 영업익 5% 내
개인 고객 평균 보상액은 10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과 IP형 전화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의 개인별 보상 금액은 평균 7000원~9000원이다. 소상공인은 해당 서비스를 사업자등록번호로 가입한 고객이나 부가세 신고 등 KT에서 개인사업자로 관리하고 있는 회선 고객으로 두 개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는 중복 고객 포함 약 400만명이다.
박 전무는 “소상공인 고객이 사용하는 인터넷 요금제가 보통 2만 5000원 전후기 때문에 보상금액이 그 정도로 추정된다”며 “무선 요금제의 경우 너무 다양해서 개인별 평균 보상금액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인별 피해 규모가 다르고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KT는 부족한 피해 보상에 대해선 전담 콜센터를 통해 추가 보상을 검토한다.
KT의 이번 보상 총액은 대략 350억~450억원으로 추산된다. 아현화재 때 보상액이 400억원 정도였고 이것이 KT 연간 영업이익의 5%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이번에도 KT가 잡은 보상 수준은 연 영업이익의 5% 내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보상은 보상 총액을 정해놓고 역으로 인당으로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부족해” vs 통신업계 “손실 클 것”
KT의 보상안을 두고 사람들의 반응은 갈렸다. 소비자는 피해 대비 미미한 보상 효과를 볼 것이지만 KT 입장에서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하니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서 ‘둘 다 만족하지 못하는’ 보상안이라는 게 종합적인 판단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보상이)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1000원 내외 수준인 것이니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실제로 지금 KT아현지사 때는 1개월 치를 감면해줬는데 그거랑 비교해도 15시간이면 너무 적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때는) 6~7시간 정도 불편이 있었는데 1개월 치였으면 지금은 1시간이니 최소한 3일 정도를 보상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인 보상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당시에 이동통신 먹통으로 본 추가적인 손해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의 반응은 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가 보상안 마련에)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보상을 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건 없지만 많은 성의를 보인 고심의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일 치면 한 달의 1/3”이라며 “1시간 장애(인데 비해) 매출 손실이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고객 대상이라 규모가 작진 않을 것”이라며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많이 미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큰 손실이고 주주들한테는 부담이다. 까준 티는 안 나는데 손실은 크고 양쪽 다 만족이 안 된다”며 “고육지책을 내놓은 건데 투자 대비 효과가 있을지는 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KT 인터넷 먹통 현상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인터넷이 일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식당 결제가 안 되거나 중요한 메신저 확인이 안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KT는 인터넷 먹통 원인에 대해 “오전 11시경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한 “KT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신속하게 조치 중”이라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1.10.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69729_787164_1934.jpg)
◆KT, 기본으로 돌아가 재발 막는다
KT는 재발방지대책을 조속하고 철저하게 실행하기 위해 ‘네트워크혁신TF’를 가동했다.
KT는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원인으로 ▲야간에 진행해야 할 작업을 주간에 KT 직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점 ▲사전 검증단계에서 협력사 오류로 인한 명령어 누락을 파악하지 못한 점 ▲잘못된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정보가 엣지망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된 점을 들었다. 이 같은 원인에 기초해 기술적 측면과 관리적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해 강력히 시행할 것을 다짐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기존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확대(가상화 테스트베드)해 사람의 실수로 인한 장애를 완벽히 차단할 예정이다. 이전까지 작업준비 단계에서만 적용했던 테스트베드를 가상화해 전국 각 지역에서 새로운 라우팅을 적용하기 직전 최종적으로 테스트한 이후 실제 망에 적용하는 것을 추진한다.
또한 현재 모든 센터망과 중계망 및 일부 엣지망에 적용 중인 라우팅 오류 확산방지 기능(정보전달 개수 제한)을 모든 엣지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엣지망에서 발생한 라우팅 오류가 전국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사전 차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선과 무선 인터넷 장애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형태의 백업망을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KT는 작업관리와 관련해서는 기본 절차를 철저히 준수(Back to the Basic)하는 한편 이중, 삼중의 ‘현장작업 자동통제 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인 재발 방지에 나선다. 이번 인터넷 장애는 기본을 준수하지 않은 작업이 원인이었던 만큼 KT는 단계별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원점부터 세밀히 검토하고 있다.
원칙에서 벗어난 작업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데 핵심 키가 될 현장작업 자동통제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1단계는 작업자가 주요 명령어를 입력할 때 OTP(1회용 패스워드)로 관리자가 승인하도록 해 관리책임을 강화한다. 2단계는 네트워크 관제센터에서 미승인 작업 여부를 실시간 자동으로 모니터링해 위험요소를 차단한다. 3단계는 관제센터에서 KT 직원의 작업 참여를 인증한 후에야 실제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단계별 검증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KT를 믿어주신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신속히 재발방지대책을 적용해 앞으로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KT 인터넷 먹통 현상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인터넷이 일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식당 결제가 안 되거나 중요한 메신저 확인이 안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KT는 인터넷 먹통 원인에 대해 “오전 11시경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한 “KT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신속하게 조치 중”이라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1.10.25](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69729_787165_193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