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KT 인터넷 먹통 현상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인터넷이 일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식당 결제가 안 되거나 중요한 메신저 확인이 안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KT는 인터넷 먹통 원인에 대해 “오전 11시경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한 “KT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신속하게 조치 중”이라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1.10.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KT 인터넷 먹통 현상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인터넷이 일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식당 결제가 안 되거나 중요한 메신저 확인이 안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KT는 인터넷 먹통 원인에 대해 “오전 11시경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한 “KT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신속하게 조치 중”이라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1.10.25

KT “세부사항 조사 중”

‘디도스’ 원인 초기 발표엔

북한에 책임 전가 눈초리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KT가 25일 발생한 네트워크 장애의 원인이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였다고 판단했다.

사태 초기에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가 2시간여만에 정정했는데, 오락가락한 KT의 발표가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장애 규모가 컸던 데다 디도스 공격과 증상이 유사해 북한 소행으로 삼아 책임 소재를 떠넘기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KT 장애 원인,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

KT는 이날 오후 2시께 2차 공지에서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통신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KT가 정오께 1차 공지에서 “오전 11시께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던 입장을 바꾼 것이다. KT는 당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 신속히 조치하고 있다.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KT가 언급한 라우팅이란 데이터가 어떤 경로를 거쳐서 가도록 할지를 정하는 작업이다. 코어망과 전송망, 액세스망 등 네트워크의 중앙부에서 가입자까지 경로를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이 같은 목적에 맞게 네트워크 장비를 적절히 설정함으로써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터넷망이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한다. 라우팅 오류일 경우 사람의 실수에 가깝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KT가 아직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편에선 울산 쪽 한일 해저 케이블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국적인 서버가 먹통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서버가 중심적으로 모이는 곳에 장애가 생겨야 하는데, 울산 지역 KT 경남지국에서 모든 데이터가 1차적으로 처리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KT 인터넷 먹통 현상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인터넷이 일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식당 결제가 안 되거나 중요한 메신저 확인이 안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KT는 인터넷 먹통 원인에 대해 “오전 11시경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한 “KT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신속하게 조치 중”이라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1.10.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시내의 한 KT 대리점.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KT 인터넷 먹통 현상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인터넷이 일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며 식당 결제가 안 되거나 중요한 메신저 확인이 안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KT는 인터넷 먹통 원인에 대해 “오전 11시경 KT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또한 “KT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신속하게 조치 중”이라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1.10.25

◆KT 오락가락 해명에 비판도

KT가 인터넷 장애 원인에 대한 오락가락한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원인 파악을 신중히 해 불필요한 혼선을 막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KT의 제2노조인 KT 새노조도 “결국 휴먼 에러(사람의 실수)로 전국 인터넷이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인데, KT가 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라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면서 “통신사업자로서의 기본을 충실히 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장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도스 대응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하는 KT가 인터넷 장애 원인도 구분하지 못하고 초기 잘못된 해명으로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KT가 굳이 디도스를 원인으로 지목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시각도 있다. 초기 증상이 비슷한 것을 빌미로 북한에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디도스 공격으로 KT와 같은 초대형 기간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유·무선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마비될 정도라면 국내 인터넷 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수준이라는 건데, 섣부른 원인 추정으로 더욱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을 계기로 전국적인 인터넷 데이터 먹통 사태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간 KT 서버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돼왔다는 얘기다. 전국적인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만큼 제기돼온 KT 망 분리 문제인지, 기술적인 오류인지 등을 조속히 파악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KT 인터넷망이 25일 오전 11시 20분께부터 전국 곳곳에서 장애를 겪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KT 인터넷망이 25일 오전 11시 20분께부터 전국 곳곳에서 장애를 겪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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