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40% 올라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8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 중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9.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DB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올해 1~9월 상승률 11.98%

수도권 아파트값 9개월새 20.88% 상승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시기보다 올해 집값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보다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6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매매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가격은 1.52% 오르면서 월간 단위로 2006년 12월(1.86%)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누적 상승률도 11.98%에 달했다. 이는 과거 부동산 폭등기였던 2001년(9.87%)과 2006년(11.60%)의 연간 상승률을 이미 추월한 수치다.

IMF 외환위기를 벗어난 2001년은 줄어든 주택 공급과 저금리로 늘어난 유동성,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시기다. 또 2006년은 판교, 위례 등 2기 신도시 개발 호재 등으로 이른바 ‘버블세븐(강남권 3구·목동·분당·평촌·용인)’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올해 전국 집값 상승률은 현 정부 출범 당시였던 2017년(1.24%) 대비 10배 가까이 폭등했을 뿐 아니라 이전의 대표적인 부동산 폭등기보다도 더 올랐다.

전국 집값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은 올해 1∼9월 20.88% 올라 2001년(19.19%)의 연간 상승률을 벌써 넘어섰다.

최근 월간 2%를 넘는 상승 폭을 보이는 수도권 아파트값이 현재와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2006년 연간 상승률(24.61%)마저 추월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의 연간 상승률은 12.51%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는데 올해는 상승률이 작년보다 곱절은 더 높은 셈이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은 서울(13.46%)보다는 경기(24.39%)와 인천(25.72%)의 상승률이 훨씬 가파른 특징을 보인다. 특히 인천은 KB가 1986년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2001년(26.26%)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 시·도가 아닌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오산(39.21%), 시흥(37.41%), 동두천(36.43%) 등 경기도에 집중돼있다.

경기도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오산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7월 4.74%, 8월 6.75%, 9월 5.06% 등으로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시 단위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 1위를 나타냈다.

오산시 부산동 주공3단지 전용면적 84.34㎡(7층)는 지난달 11일 5억원에 팔렸다. 앞서 지난 7월 같은 면적 14층이 4억원에 매매 계약된 것보다 1억원 오른 금액이다.

올해 1월 초만 하더라도 같은 면적이 2억 4천만원(16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가격이 뛴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은 그간 상대적으로 상승이 미미했던 외곽의 장기 소외 지역 내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오르고 있다”며 “경기·인천 지역의 경우 ‘탈서울 내 집 마련’의 수요가 크고 교통 개발 호재도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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