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같은 드라마를 동시에 보고 열광하는 시대가 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지구촌이 들썩거린다. 오징어게임의 대박은 사건이다.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어쩌면 넷플릭스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개 부문 석권, 올해 영화 미나리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한국 그룹 BTS가 연일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일은 불과 2년 전에도 모두 꿈같았던 이야기다. 한류드라마로 시작된 한류 열풍과 비, 싸이 등이 밑거름이 되고,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국격도 한몫했을 것이다. 빚더미에 앉은 자들의 생존게임인 오징어게임은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와 미국 CNN 방송, 프랑스 BFM 방송 등 해외 유수 매체도 호평이다.

황동혁 감독은 각본을 2009년에 완성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넷플릭스와 만나면서 영상화할 수 있었다. 황 감독은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10년 전에는 비현실적이던 내용이 10년이 지나 현실화 된 것이 제작과 대박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빚더미에 앉은 자들의 대박을 향한 살인 게임은 비트코인과 주식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요즘 세대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 끔찍한 살인게임이지만 참가자들의 사연을 담아 사람 냄새가 풍긴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단순한 게임을 동화적 색채로 담아내 정서를 자극하고 시각적 만족도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느껴지는 자극적인 화면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게임의 잔혹성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지만, 세계적인 인기에 묻히고 있다.

대박 날 콘텐츠를 알아보고 적극적인 지원을 한 넷플릭스가 부러우면서도 아쉬운 것 또한 사실이다. 오징어게임을 한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제작해서 대박났다면 우리로선 더 좋았을 것이다. 넷플릭스와 같이 세계적인 OTT 플랫폼이 가져오는 효과로 인해 이제 미디어 시청의 주류는 공중파가 아닌 OTT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오징어게임 속 가면·의상·달고나세트 등 굿즈상품도 세계적인 인기다. 우리 정부도 토종 OTT의 세계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그 시작은 넷플릭스 등 해외 OTT와 토종 OTT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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