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시민들이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 15일 이후 13일 만이다. ⓒ천지일보 2021.9.28](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09/760466_776275_3952.jpg)
김여정 긍정 담화 뒤 사흘만
합참 “제원 등 집중 분석 중”
전문가 “北, 文정부 반응 보는듯”
한미 기조변화에 北불만 관측도
NSC 회의 “北미사일 발사 유감”
美 “北미사일” 규탄… 대화참여 촉구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조건부 남북관계 복원’을 언급한지 사흘만에 단거리 미사일 1발을 쏘아 올렸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 신호에 정부는 내심 통신연락선 복구 가능성 등에 기대감을 가졌던 상황이라 통신선 응답 대신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북한의 의도가 군사력 계획의 일환인지 등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합참 “北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발사체의 종류와 발사 시각 및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
이날 북한의 미상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한미 군 당국은 발사 원점, 고도 등 구체적인 제원에 대해 집중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시위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지난 15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 훈련의 일환으로 열차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만이다. 이달에만 3번째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24~25일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흥미 있고 좋은 발상”이라고 밝히는 등 종전선언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북한의 무기 시험을 도발로 매도하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은 바 있다.
또 “남조선 당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실천으로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앞으로 훈풍이 불어올지, 폭풍이 몰아칠지 예단하지는 않겠다”고도 했다. 남쪽의 태도 여하에 관계 개선 여부가 달렸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지난 6월30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같은 달 2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갈무리) 2021.06.30.](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09/760466_776276_3952.jpg)
◆北미사일 발사 의도는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험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김여정 부부장이 앞서 내놓은 전제조건이 이뤄지는지를 보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군사력 계획의 연장선일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북한이 계속 지적한 이중기준 적용을 문재인 정부에 시험하는 것 같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못 부르게 하는 것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길로 나가는 행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한미 당국 간 외교 기조 변화에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 양측 간 이해관계와 맞물려 우리 군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도 지난 15일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잠수함 발사 성공을 참관한 뒤,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을 강조하며 향후에도 지속해서 미사일 전력 증강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 실질적 진전으로 한미 국방부는 전날 서울에서 제20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개최하고 한반도 정세와 대북정책,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회의는 이날까지 열린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이자 남측의 국회 격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관전 포인트인데, 참석할 경우 김 위원장이 시정 연설 등을 통해 새로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국방부[연합뉴스TV 제공] (출처: 연합뉴스)](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09/760466_776277_3952.jpg)
◆정부, 대응책 마련‧의도 파악 ‘분주
우리 정부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표현하면서 원인철 합참의장으로부터 발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검토했으며,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발사가 이뤄진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검토하고 향후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실장으로부터 NSC 상임위 긴급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도 여전히 정부는 신중한 입장인데,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들 행동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도 즉각 반응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면서 “이번 발사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으로, 북한의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계속 약속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9.22](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09/760466_776278_3952.jp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