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고봉산 선사유적에 보이는 크고 작은 성혈(星穴).  나선문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8.22
고양시 고봉산 선사유적에 보이는 크고 작은 성혈(星穴). 나선문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8.22

 

성혈 사진 확대, 나선문 보여… 예리한 도구로 만들어

월간 역사문화잡지 글마루‧한국역사문화연구회 조사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고양시 고봉산 선사유적인 성혈(星穴)을 조사하고 있는 월간 역사문화잡지 글마루와 한국역사문화연구회(회장 배정임, 고문 이재준) 답사반은 지난 21일 현지에서 한 단계 내려온 제2의 바위 군에서도 다수의 성혈을 확인했다. 이로써 고봉산 바위군 성혈 유적을 지금까지 100여개 찾음으로써 국내 최대 유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비교적 큰 성혈. 주변의 성혈에 예리한 도구가 회전한 것을 보여준다. ⓒ천지일보 2021.8.22
비교적 큰 성혈. 주변의 성혈에 예리한 도구가 회전한 것을 보여준다. ⓒ천지일보 2021.8.22

이날 답사반은 정밀하게 성혈을 촬영, 당초 성혈을 만들 당시 예리한 도구를 회전시켜 조성한 흔적의 나선문(螺旋紋)을 확인했으며 작은 구멍도 이 같은 방법으로 만든 것을 알아냈다. 선사시대 고인돌이나 암반에 조성한 성혈은 이런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정형이었으나 나선문이 국내 고인돌 등에서 남아있는 예는 희귀하다.

답사반을 이끌고 있는 이재준 고문은 “지난 70년대 중국 적봉시에서 발견된 우하량 홍산문화 유적 암반에서 조사된 성혈도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나선 문양이 남아있으며 작은 구멍까지도 흔적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화강암인 암벽에서 자연적으로 성혈 같은 크고 작은 구멍이 생길 수는 없다”며 “구멍은 거의 인위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고문은 “제1 암반에 조각된 형체도 홍산문화 유적에서 보이는 얼굴 형태와 비슷한 것도 있어 인위적인 선각일 가능성이 크다”며 “보다 과학적인 방법의 그림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큰 모양의 성혈. 둥근 원이 음각으로 파여 있다.  ⓒ천지일보 2021.8.22
비교적 큰 모양의 성혈. 둥근 원이 음각으로 파여 있다. ⓒ천지일보 2021.8.22

한편 선사고고학계의 원로인 이융조 박사(전 충북대 박물관장)는 21일 유적을 조사한 후 한국역사문화연구회가 제공한 나선문 사진들을 확인하고 유적 전체의 성혈과 선각을 재조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봉산성은 6세기 초반 고구려 22대 안장왕(재위 519∼531)과 백제 한주미녀의 아름다운 설화가 내려오는 곳으로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고 있으며,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한국사 연구초에 설화를 실으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고봉산성은 산 정상을 두른 작은 테메식 성이지만 중턱 등산로에서도 건물지가 확인되고 있다. 답사반은 지난 3년 전부터 고봉산을 6차에 걸쳐 답사해 왔으며 백제 와편과 고구려 적색 와편, 고 신라 와편 등을 확인한바 있다.
 

큰 성혈. 예리한 도구로 돌리고 안의 문양은 별처럼 조각했다. ⓒ천지일보 2021.8.22
큰 성혈. 예리한 도구로 돌리고 안의 문양은 별처럼 조각했다. ⓒ천지일보 202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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