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결제플랫폼 회사 '머지포인트' 본사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과 직원 통행로를 확보 중인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가입자에게 대형마트,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200여개 제휴 브랜드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하는 플랫폼을 표방해 큰 인기를 끈 애플리케이션으로 최근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했다. (출처: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결제플랫폼 회사 '머지포인트' 본사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과 직원 통행로를 확보 중인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가입자에게 대형마트,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200여개 제휴 브랜드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하는 플랫폼을 표방해 큰 인기를 끈 애플리케이션으로 최근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포인트 충전 시 이용자에게 20%에 이르는 할인을 제공해 인기몰이를 했던 ‘머지포인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 돌연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10분의 1가량으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몇몇 이용자들은 본사를 직접 방문해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또 일부는 남아있는 포인트를 환불받지 못할 것이라 판단, 이를 소진하기 위해 결제가 막히지 않은 제휴업체 가맹점과 소규모 자영업자 점포에서 대량 결제한 것으로 알려져 ‘폭탄 돌리기’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렇다면 이렇게 연일 논란이 이는 머지포인트는 무엇일까?

◆머지포인트가 뭐길래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 전국 2만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는 쇼핑·외식 할인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현금을 선불 결제하고 받은 포인트로 일상 생활에서 물건을 결제할 수 있었다. 평균 20%의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머지포인트는 20% 할인과 더불어 200여개의 제휴브랜드, 6만여개 가맹점이라는 혜택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했다.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에 따르면 머지포인트의 누적 이용자는 100만명, 일 평균 접속자는 20만명에 달한다. 거래규모는 최근까지 월평균 300억∼400억원 수준이다.

◆서비스 축소에 ‘먹튀 논란’ 제기


그러나 머지플러스가 최근 법률상의 문제를 이유로 서비스 축소 운영을 발표하며 주 사용처인 편의점, 대형마트의 결제를 일방적으로 끊으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머지포인트의 ‘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머지플러스가 금융당국에 전금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상품권 발행 영업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각에선 ‘서비스가 위법인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머지플러스는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당분간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법률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예고한 가운데 한때 앱에 접속할 수 없는 오류도 나타나 먹튀 논란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거졌다. 머지포인트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모두 사라진 것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불안한 이용자들 환불 요청


이러한 가운데 이용자 수백명이 본사에 몰려와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들 사이에서 결제한 포인트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일종의 신종 금융사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게시한 공지에서 머지플러스는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90%를 환불해주겠다”고 알렸으나 구체적인 처리 기간을 안내하지 않았다. 불확실한 환불절차에 이용자들은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찾아가 환불을 요구했다.

환불을 요청한 일부 가입자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현장 환불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이 온라인에 공개한 합의서에는 ‘머지플러스가 성실하게 환불 요구에 응했으며, 합의 사실을 제3자와 공유하지 않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머지플러스가 사기죄로 재판을 진행할 경우 유리하게 적용받기 위해 증거를 모은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믿고 돈 넣었는데… 폰지사기였나


다른 한편에선 폰지사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처음부터 지속이 불가능한 사업모델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알려진 운영사의 자본금으로는 발행된 포인트 결제를 책임질 수 없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머지플러스의 자본금은 30억원인데 비해 발행한 상품권의 규모는 1000억원에 이른다.

폰지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돈을 이용해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로 흔히 돌려막기를 의미한다.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됐다.

다만 금융권 내에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업 구조의 문제인지, 고객의 자금을 먹튀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용자 이기심에 소상공인 피해 일파만파


머지포인트 사태로 제휴업체 가맹점주를 비롯해 소상공인, 자영업체가 운영하는 점포에 피해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이 머지포인트를 결제수단에서 안 내린 가게 리스트를 공유했고, 이 업체들 중 현재 상황을 모르는 가게만 골라 포인트를 대량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제 내역을 자랑하듯 인증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11만원 가량의 결제 내역이 담긴 캡처 사진과 함께 “돈가스 털고 왔다. 혹시라도 피해를 드릴까봐 매장 이름은 가렸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다른 네티즌은 “여기는 여전히 머지포인트를 받는다” “머지 심각성을 아직 모르는 상태”라며 특정 가게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포인트 구매가 통하면 수십만원어치 물건을 사재기하거나 선결제를 하고 간 경우도 있었다.

◆대량환불 진행했지만 여전히 이용자 불안


이러한 가운데 머지포인트는 14일 1차 리스트 인원에 대한 환불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머지포인트는 공지를 통해 “8월 14일 2시20분 경 1차 리스트 인원에 대한 환불금액 지급이 완료되었다”라며 “2차 환불 지급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머지포인트 측은 전날 “오프라인 환불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환불을 진행한다”며 “예상보다 많은 환불 건수 및 오프라인 응대로 인해 온라인 응대가 지연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차 환불을 준비 중이라고도 공시했다. 다음 환불은 17일에 재개될 예정이다.

온라인 신청자는 포인트의 90%까지 환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불 신청을 먼저 했는데도 입금이 되지 않았다는 불만과 주변인 중에서 환불받은 이용자가 한 명도 없어 불안하다는 이용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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