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담임 전광훈 목사가 4주째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오는 15일 광화문 집회까지 이어가겠다고 엄포하는 등 막무가내식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광복절인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는 전 목사. ⓒ천지일보DB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담임 전광훈 목사가 4주째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오는 15일 광화문 집회까지 이어가겠다고 엄포하는 등 막무가내식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광복절인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는 전 목사. ⓒ천지일보DB

전광훈 목사, 광화문집회 엄포

“천만명 서울 도심 돌겠다”

경찰 “집결지 차단 예정”

참가자 막기엔 역부족일 듯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가 4주째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오는 15일 광화문 집회까지 이어가겠다고 엄포하는 등 막무가내식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전 목사가 밝힌 이번 광화문 집회 참석 인원은 무려 ‘1000만명’이다.

방역 당국은 광화문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전 목사 측은 “끝까지 집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와중에 집회 개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국민혁명당에 따르면 전 목사는 오는 15일 광화문 일대에서 예정대로 광복절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2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인 시위만 허용한 상태다. 광복절 집회엔 크고 작은 보수단체들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목사 측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 건국TV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번 광화문 집회 타이틀을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시위 대회’로 정했다. 전 목사는 “8.15 행사 계획이 완성됐다”며 “1000만명이 서울역에서 출발해 시청 등을 지나 한바퀴 도는 행사를 사흘 동안 한다”고 밝혔다.

집회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면 이번 광복절 광화문 집회는 14일 오전 6시에 시작해 16일까지 광복절 전후로 사흘에 걸쳐 진행된다. 참가자들 각자가 개인 피켓을 들고 2m 간격을 두면서 서울역에서 남대문, 시청 앞, 동화면세점 등을 돌아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진행된다.

전 목사는 “100m 단위로 물이 마련된 오아시스가 있다”며 “가다가 이곳에 들러서 꼭 국민혁명당 가입 사인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국민혁명당은 전 목사가 최근 창당한 극우 성향의 정당이다. 전 목사는 시위 현장을 온라인 방송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100대의 중계 차량이 사대문을 계속 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독려했다. 그는 9일 주일예배에서 “전국민이 총동원돼야 한다”며 “지방에서도 버스 대절 하고 난리났다. 경찰이 바리게이트 치면 버스는 저쪽에 세워놓고 전철 타고 오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법을 지켜가면서 행사를 할거라서 아무리 해도 (경찰이) 못이긴다”며 “대한민국이 간첩들 손에 넘어갔는데 하나님 믿는 사람으로서 나라를 지켜야 할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국민혁명당 대변인 역시 또 다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1인 시위가 부담스럽다면 산책을 하지 않겠냐”면서 “누구든 자유롭게 광화문과 청와대를 산책할 수 있다. 산책은 집회도 아니고 시위도 아니다”라며 집회 참가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번 집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북한으로 갖다 바치려고 하고 있다”며 “국민 앞에 사과할 때까지 탄핵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취임했던 2018년부터 꾸준히 “문 대통령은 간첩” 등을 주장하며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여왔다. 전 목사의 행보에 대해 ‘목회자와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이 도를 넘었다’는 대내외 비판도 상당했다.

경찰은 이번 광복절 집회 개최와 관련해 “집회 예정지를 차단하고 그래도 집회가 강행된다면 엄정하게 사법처리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집회 예정 지역 내에 차벽과 펜스를 설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의 운집 자체를 막을 방침이다.

그러나 전 목사 측이 막무가내로 법을 무시하고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아 또다시 지난해와 같은 광복절 집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광복절 집회 당시에도 집결 단계에서부터 제지하겠단 계획을 세웠지만, 당시 전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운집해 왕복 12차로인 세종대로 일대가 꽉 차기도 했었다.

이런 가운데 전 목사가 4주째 대면 예배를 강행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성북구청이 집계한 지난 9일 주일 예배 참석 인원은 합산 280명으로 300여명에 달한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자치구인 성북구청은 폐쇄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사랑제일교회 폐쇄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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