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제공: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제공: IBK기업은행)

국회 정무위서 강민국 의원 문제제기

자회사 관리부실 책임 회피 어려울 듯

윤종원 행장 재산 증식 관련 논란 언급도

“투명한 공개 못하면 국민 신뢰 못해”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IBK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서비스 부사장직에 금융업, 공기업 경력이 없는 여당 정치인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기업은행 자회사 임원에 대한 낙하산 논란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강 의원은 “이 같은 낙하산 논란은 자회사 문제도 있지만, 그 뿌리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 행장이 낙하산 인사를 눈감아주며 자회사를 관리해야 할 책임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서비스의 신임 부사장이 금융업, 공기업 경력이 없는 전직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라고 밝히며 경력이 없는 여당 정치인이 임원직에 오른 것은 사실상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했다.

IBK서비스는 2018년 12월 기업은행이 전액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전국 633개 영업지점 소속의 2000여명 청소·경비·주차관리 등의 용역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있다. 당시 정부가 추진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설립됐다.

최근 IBK서비스 부사장으로 임명된 김모(54)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국회정책연구위원과 국가정보원 사무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광진을 지역구 예비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천했다. 이후 지역구 경쟁자였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같이 금융업, 공기업 경력이 일체없는 인사이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많다. 곧 관례적으로 기업은행의 자회사 임원은 모기업인 기업은행 고위 간부 출신이 맡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예외적인 인사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인사 관련 사항은 자회사 고유의 경영 권한으로 기업은행 측이 답변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기업은행 내에는 ‘출자기업체 경영관리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기업은행 소속 사내이사와 그룹장 등 고위임원이 자회사의 경영 관련 사안을 심의하고 논의하기 위해 모인 회의체다. 이들은 지난 6월 한차례 모여 회의를 했으나 IBK서비스에 대한 별다른 지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실상 자회사 관리에 소홀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IBK서비스 측에 입장을 듣고자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강 의원은 “기업은행의 자회사 낙하산 인사 문제도 있지만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 행장의 재산증식 과정에도 해명이 필요하다”며 윤 행장이 재산증식 과정에 대한 자료요청에도 불구하고 제출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직자란 이유로 재산 불리지 말란 법도 없고 재산이 많다고 문제가 되진 않는다”며 “다만 재산증식 이유에 대해 투명하게 해명하지 못하면 어떤 정책을 내놔도 국민이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2019년 윤 행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을 시기 재산은 24억 7000만원이었다. 기업은행 행장으로 재직 중인 2021년 현재, 29억 9000만원으로 재산이 늘었다. 2년만에 5억원 넘게 재산이 증식한 것이다.

강 의원은 “5억원이 넘게 재산이 증식한 과정과 부동산 구입에 관한 해명자료를 요구했는데도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부동산 매매 계약 관련 기타 채무 증가와 관련해 채무 성격여부 ▲가족들의 예금 자산 증식에 대한 사유 ▲청와대 경제수석 시절 전세금을 올려 계약한것과 관련해서도 자료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윤 행장의 해명이 없으면 앞으로 의혹은 더욱 더 확대될 수 밖에 없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기업은행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일로 인해 기업은행은 2번의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연이은 고초를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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