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위기 속 중기대출↑
순익, 전년比 18.3% 성장
대출자산 확대, 주 증가요인
자회사 901억원… 14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취임 2년차를 맞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첫 성적표로 양호한 실적을 거둬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다. 취임 초기 청와대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말이 많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통해 대출자산이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작년 1분기 대비 18.3% 증가한 592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은행 별도 기준으로는 8.3% 늘어난 5398억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해 대출자산을 늘린 것이 주된 수익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거래기업의 경영상황이 회복되면서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것과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기업은행의 대출자산은 1분기 말 240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 7000억원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5조 3000억원(2.8%) 늘어난 192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준소기업 대출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말보다 0.01%p 확대된 23.11%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자회사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48.9% 증가한 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IBK캐피탈은 전년보다 135% 성장하며 395억의 순익을 거뒀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125.5% 늘어난 221억원, IBK연금보험은 24.7% 증가한 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다.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과 총 연체율은 각각 1.05%, 0.35%로 작년 1분기보다 0.24%p, 0.17%p 개선됐다.
반면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점진적인 경기개선 영향으로 지난해 대손충당금전입액은 작년 1분기보다 344억원 감소한 1863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손비용률은 전년 동기보다 0.01%p 하락한 0.29%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NIM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전체 여신 규모가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1.69%였던 NIM은 같은 해 2분기 1.6%, 3분기 1.48%, 4분기 1.46%까지 떨어졌다. 올 1분기에는 1.47%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0.01%p 가량 개선됐다.
BIS비율 역시 14.75%로 전년 동기 14.26%와 비교해 0.49%p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14.82%까지 상승했지만 3개월 만에 0.07%p 가량 하락했다. 위험가중자산(RWA)은 191조 7920억원으로 전년보다 12조 4010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개선은 윤 행장이 전략적으로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지속하는 동시에 리스크관리에 대응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진행한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윤 행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 대출 공급을 크게 늘려 시장점유율이 창립 이래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새로 유입된 26만 7000여 신규고객이 향후 성장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과거에도 위기 때 늘린 대출자산이 경기 회복기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고 자회사도 지난해 말 추가로 출자한 부분이 반영되면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천지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코로나가 끝난 상황이 아니라서 힘든 부분과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