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롱 코비드, 회복 후에도 경제에 부담

美 연준 통화정책 방향 불확실성↑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위기 극복 후에도 우리 경제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1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경제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방역정책과 백신보급의 경제적 효과’정책포럼 영상 축사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회복세를 견고하게 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더욱 드러났다”며 잠재적 위험요소로 ▲자산시장 자금 쏠림과 가계·기업의 부채 확대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위험) 증가 ▲부문·계층 간 차별적 코로나 영향에 따른 불평등 심화 ▲불확실성에 민감해진 기업의 미래 투자에 조심스러운 태도 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 요소가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장기 후유증을 남겨 위기 극복 후에도 우리 경제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 글로벌 여건 변화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며 “미국에서 백신 보급과 재정부양책으로 경기회복이 빨라질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대외 여건 변화는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으므로 계속 면밀히 점검하면서 시장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경제 구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 경제 활동 정상화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주체의 행태가 바뀌고, 국제교역과 산업구조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민간이 새 성장엔진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술과 자본 접근성을 높여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화·디지털화 등 경제구조 변화 과정에서 소득 불평등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도 꼭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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