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의 목회서신. (출처: 감리교 서울연회) ⓒ천지일보 2020.9.12
감리교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의 목회서신. (출처: 감리교 서울연회) ⓒ천지일보 2020.9.12

서울시, 13일에도 대면예배 점검

대전시, 13일부터 대면예배 허용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3일부터 대전시가 조건부로 대면예배를 허용하는 가운데 개신교 내 목소리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그간 한국 개신교 보수 교단들이 주축이 돼 대면예배를 허용하라고 목소리를 내왔다면, 개신교 교단 중에서도 상당한 진보 성향을 보이는 교단에서도 대면예배를 허용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양적으로 국내 개신교 3순위를 차지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의 서울연회 감독을 맡고 있는 목회자가 현장예배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방역당국의 조치에 대해 정면으로 항의하며 20일부터 대면예배를 드리라고 권했다. 대면예배에 따른 법적 책임도 교단이 지겠다고 말했다. 13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다시 연장해서는 안된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기감 서울연회를 대표하는 원성웅 감독은 11일 목회서신을 통해 연회 소속 각 교회들에게 “(코로나19) 재난의 상황으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에는 개인의 자유와 생업의 자유, 집회의 자유와 교회 예배의 자유 같은 많은 것들이 지나치게 통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땅히 협조할 것을 협조하고 도와야 하겠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 나가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 감독은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 당시 전염병인 페스트가 유행했을 때에도 교회 문을 닫지 않고 예배와 기도를 계속했다면서 “유난히 교회에 대한 부당하고 편파적인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소수 교회들과 광화문 광장에 모였던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의도적으로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도 했다.

원 감독은 13일까지는 영상으로 예비를 드리되 20일부터는 대면예배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면예배를 드림으로 발생하는 구상권 청구나 벌금 등 법적 책임을 감리교회가 공동으로 책임지며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영상예배를 지속할 때에 교회의 본질인 예배와 신앙에 큰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교회들은 정부의 명령에 맹종하는 정부 하부 기관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라고 자체 해석했다.

신도수 130만으로 알려진 감리교는 서울연회에만 19만여명이 신도로 등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의 한 교회 유리문에 '비대면 예배로 드립니다'란 문구가 적혀있다.ⓒ천지일보 2020.9.1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의 한 교회 유리문에 '비대면 예배로 드립니다'란 문구가 적혀있다. ⓒ천지일보 2020.9.1

서울시는 13일 교회뿐 아니라 성당과 사찰, 이슬람 사원 등 모든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25개 자치구에서 공무원 1680명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 후 교회를 중심으로 대면예배 여부를 점검해왔다. 지난달 23일 17곳, 30일 40곳을 적발했다. 연이어 걸린 교회 2곳은 경찰에 고발조치를 했다.

시가 20일에도 대면예배 점검에 나선다면 감리교 서울연회 소속 교회들은 집합금지 명령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마찰이 일 수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일 이후 10일째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154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서울 확진자는 지난 2일 69명, 3일 68명, 4일 51명, 5일 63명, 6일 48명, 7일 67명, 8일 49명, 9일 48명, 10일 63명, 11일 50명 등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산발적으로 소규모 집단감염과 가족·깜깜이·n차 감염 등이 지속하면서 불안감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교회가 대면예배를 강행하면 불안감을 느낀 주변 시민들의 항의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대전에 위치한 교회들은 13일 대면 예배가 가능해진다. 단 거리두기가 이뤄진 상태에서 50인 미만이 참여하는 정규 대면예배만 허용키로 했다. 정규예배 외 수련회, 부흥회, 단체식사 등 각종 소모임 활동은 기존대로 집합금지가 유지된다.

목사들이 6일 주일정오예배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출처: 아프리카TV 캡처)
목사들이 6일 주일정오예배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출처: 아프리카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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