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노사정, 난제 해결 지혜 모아야”
민주노총 “신뢰 축적돼야 참여할 수 있어”

[천지일보=배다솜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6년 만에 공식적으로 마주 앉았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찾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첫 공식 상견례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만남은 양측이 사회적 대화 복원 가능성을 논의한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과 다시 시작하기를 바란다”며 “오늘 이렇게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 ‘삼고초려’를 말했듯 시대의 난제를 풀어줄 ‘제갈량’들을 정중히 모시고 싶었다”며 “오늘 만남을 계기로 오래 닫혀 있던 문이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의 생명은 절차적 정의이고, 절차적 정의는 참여 없이는 구현되기 어렵다”며 “중대한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이 공동체를 대표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사노위가 민주적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참여 주체들이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한 상생 해법을 찾는 성숙한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며 “오늘 만남이 그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 위원장은 그간의 참여 경험을 언급하며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를 포함해 70여개 정부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거나 민주적·합리적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보기 어려웠던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경사노위는 정부의 노동정책을 정당화하고 관철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고 노동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위원장님이 취임하며 삼고초려 의지를 보였다는 얘기를 들었고 대통령도 경사노위 참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주문했다”며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기 위해선 많은 신뢰 축적과 논의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논의들이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그 결과가 신뢰로 축적될 때 한 단계 더 발전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