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과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교학점제로 인한 학교 현장의 혼란, 더 이상 방치 말고 즉각 해결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공: 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과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교학점제로 인한 학교 현장의 혼란, 더 이상 방치 말고 즉각 해결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공: 교총)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 이후 상당수 고등학생이 학업 부담과 진로 선택 압박 등으로 자퇴를 고민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교원 3단체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고등학생 16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53%는 자퇴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진로를 1학년부터 정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 이럴 바엔 자퇴하고 재수학원에 들어가 2027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미이수가 걱정돼 공부하기 힘들다.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보는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고교학점제 시행 후 경쟁이 심화돼 급우들 간 기싸움이 심해졌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고1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53.3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과목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복수 응답)은 ▲진로(70.74%) ▲적성·흥미(45.37%) ▲내신 유불리(45.03%) 순이었다.

학업 부담과 함께 미이수 제도에 대한 불안도 컸다. 응답자의 60.46%는 미이수 학생이 ‘문제 학생’으로 여겨진다고 답했고, 52.79%는 미이수 보충학습이 실제 학습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학교 여건에 따른 교육 격차 문제도 지적됐다. 응답자의 80.91%는 ‘학교 규모에 따라 개설되는 과목 수가 달라지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답했다. ‘학교 밖 수업이 학교 수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67.43%가 반대했다.

또 이동수업 체제와 관련해 ‘이동수업 교실에서 소속감·안정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23.46%에 그쳤다. ‘학생 간 서열·경쟁의식이 강화된다’는 응답은 74.25%였다. 과목·진로 선택을 위해 학원·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도 70.13%에 달했다.

교원단체들은 “교원과 학생 모두 교육적 효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고교학점제의 주요 골자를 신속히 손질해야 고1 학생들 진급 시 현장 혼란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는 교육 효과는 낮고 낙인 효과는 큰 만큼 개선이 시급하고, 선택과목 평가 체제 역시 학생의 진로 선택을 저해하고 있어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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