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69조2799억 성장률 9%
쿠팡11조615억‧네이버7347억 흑자
컬리23억 흑자 GMV8705억 10% ↑
e커머스4사 매출17% 감소 부진심화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69조원을 넘어서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시장 외형 성장과 달리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실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쿠팡·네이버·컬리가 고성장과 흑자를 이어간 반면 11번가·G마켓·SSG닷컴·롯데온 등 전통 이커머스 4사는 매출 감소와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9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9조 2799억원으로, 전년 동기(63조 5460억원) 대비 9.0%(5조 7339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7년 1분기 통계 공개 이후 8년 6개월 만의 최대치다. 증가율(9.0%) 역시 지난해 2분기(9.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품군 중에서는 자동차·자동차용품이 79.1%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음·식료품(12.0%), 음식서비스(8.4%)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가방은 9.4% 감소했다. 지난해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위축됐던 이쿠폰서비스 거래액은 1조 5121억원으로 2.2% 증가하며 약 1년 만에 반등했다.
월별 흐름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9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3조 795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3%(2조 7993억원) 증가해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증가율 또한 지난해 4월(11.5%) 이후 최고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티메프 사태 영향으로 증가율이 1%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7월 7.8%, 8월 6.6%, 9월 13.3% 등 두 자릿수 성장세로 회복했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 확대로 전통 이커머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지는 않았다. 11번가·G마켓·SSG닷컴·롯데온 등 4개사의 3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고 합산 매출도 6333억원으로 17%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11번가는 3분기 매출 1049억원(또는 10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으나, 영업손실은 8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줄어들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84억원으로 41% 감소했다. 회사는 10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영업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오픈마켓 중심 수익 관리 강화로 20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마트플러스’ 누적 구매고객은 230만명, 판매 상품수는 670만개를 돌파했다. 무료 멤버십 ‘11번가 플러스’는 론칭 1년 만에 가입자 120만명을 넘겼고 ‘10분러시’ ‘60분러시’ 누적 결제거래액은 약 250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간(8~10월) 신규 판매자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롯데온은 매출 226억원(-16%), 영업손실 96억원으로 나타났다. 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96억원 줄며 일부 개선됐다. 반면 G마켓의 영업손실은 244억원으로 전년(-180억원) 대비 36% 확대됐고 SSG닷컴은 42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165억원) 대비 손실이 약 2.5배 증가했다.
전통 이커머스가 부진한 사이 대형 플랫폼과 버티컬 강자는 실적을 크게 늘렸다. 쿠팡의 3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11조 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모회사 쿠팡Inc는 224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네이버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3분기 커머스 매출은 9855억원으로 36% 증가했고 3분기 순이익은 73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7대 유통사 합산 순이익 6586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네이버의 순이익은 이마트(3103억원)의 2.3배, 쿠팡Inc(1316억원)의 5.5배, GS리테일(902억원)의 8.1배 수준이다.
컬리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3억원,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각각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5787억원(전년 대비 +4.4%), 거래액(GMV)은 8705억원(+10.3%)을 기록했다.
특히 FBK·3P 기반 풀필먼트 서비스 확대로 3P 거래액이 45.7% 증가했으며 네이버와 공동 론칭한 ‘컬리N마트’도 성장에 기여했다.
업계는 향후 시장 구조가 더 뚜렷하게 이원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형 종합 플랫폼인 쿠팡·네이버와 특화 경쟁력을 갖춘 버티컬 플랫폼의 성장세가 강화되고 전통 이커머스 4사는 경쟁력 약화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전체 온라인쇼핑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쿠팡과 다른 이커머스 기업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며 “온라인 시장에서는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서비스와 콘텐츠 경쟁력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