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2세, 정·관계 혼맥 24%… 4·5세는 7%
LS, 두산·현대차·삼표 등 7개 대기업과 혼맥
“규제 리스크 노출 큰 정·관계 혼맥 감소”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5.11.12.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5.11.12.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과거에는 정·관계와 사돈을 맺는 ‘정략결혼’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재계나 일반인과의 결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지정 총수가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81곳 중 혼맥 분류가 가능한 380명을 조사한 결과, 정·관계 혼맥 비중이 오너 2세는 24.1%에 달했지만 오너 3세는 14.1%, 오너 4∼5세는 6.9%로 크게 감소했다.

오너 2세 가운데 정·관계와 사돈을 맺은 기업은 HD현대, LS, SK가 대표적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고(故) 김동조 전 외무장관 딸인 김영명씨와 결혼했고,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은 고 이재전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의 딸인 이현주씨와 결혼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1988년 결혼했으나, 세기의 이혼 소송 끝에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종 이혼이 확정됐다.

정·관계 혼맥 비중이 줄어드는 데 반해 기업 간 혼맥 비중은 증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집안 간 혼맥 비중은 오너 2세 34.5%에서 오너 3세 47.9%, 오너 4∼5세는 46.5%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총수 집안과 재벌가가 아닌 일반인 집안과의 결혼 사례도 오너 2세 29.3%에서 오너 3세 23.3%, 오너 4∼5세 37.2%로 증가했다.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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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전 재계의 정·관계 혼맥 비중은 24.2%(58명)였으나, 2000년 이후에는 7.4%(9명)로 3분의 2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재계 간 혼맥은 39.2%(94명)에서 48.0%(58명)로 8.8%포인트(p) 증가했고, 일반인과의 혼맥도 24.6%(59명)에서 31.4%(38명)로 6.8%p 늘었다.

CEO스코어는 이런 변화에 대해 “과거에는 정·관계와 혼맥을 맺으면 사업에 보탬이 됐지만, 최근에는 정치권과 연을 맺는 게 더 큰 감시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5.11.12.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5.11.12.

그룹 간 혼맥 연결도를 보면 LS그룹이 가장 많은 7개 대기업과 혼맥을 맺고 있었다. LS와 혼맥으로 연결된 그룹은 두산, 현대차, OCI, BGF, 삼표, 사조, 범 동국제강(KISCO홀딩스) 등이다.

이어 LG와 GS가 각각 4개 그룹과 연결됐다. LG는 DL, 삼성, GS, 두산과 혼맥을 형성했고, GS는 LG, 삼표, 중앙, 태광과 이어졌다. 특히 GS는 범GS 계열로 확장하면 금호석유화학, 세아와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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