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항소 포기’ 점입가경… 검찰 겨냥 與·李 정조준 野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검찰이 대장동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자 여야가 연일 정면충돌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 외압과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검찰을 향한 비판의 화살을 퍼부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항소 포기 사건이 이재명 대통령과 직접 연관된 사안인 점을 지적하며 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등의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오전 0시 대장동 사건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은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정진우 중앙지검장은 “대검의 지시를 수용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번 상황에 책임을 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히며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검찰의 이례적 항소 포기 배경을 두고 외압 의혹이 커지며 대검·법무부는 물론 대통령실을 향하게 됐다.

이 가운데 대검찰청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두 차례에 걸쳐 항소 필요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 장관은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대검찰청의 항소 방침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경우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을 두고 정치권도 연일 즉각 반응하며 정면충돌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결정 자체는 존중하되 대장동 사건의 수사와 기소 전반을 “조작 기소”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청문회, 나아가 특별검사제 도입까지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내부에서 항소 포기 방침에 반발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명백한 항명”으로 규정했다. 또한 관련 검사들에 대한 감찰과 징계 조치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남욱 변호사 등의 재판 증언을 근거로 검찰이 피의자 회유와 압박, 별건 수사 등을 통해 진술을 왜곡했다는 정황을 지적하며 수사팀의 정치 개입 의혹을 전면 재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검찰개혁 2라운드’의 명분으로 삼아 정치적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결정을 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 판단으로 보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또한 이번 판결이 이 대통령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윗선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적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연일 꺼내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에서 제시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날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찾으며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 정문에서 “지금 엉망으로 망가지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방법은 딱 하나”라며 “이재명을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서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며 “즉시 법원은 이재명에 대한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구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