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이동과 밴드갭 변화 동시에 확인

[천지일보=임수영 기자] 김관표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2차원 반도체 물질인 흑린과 금속 인듐 간의 계면 화학반응을 정밀하게 제어해 고도로 정렬된 인듐 인화물 형성을 세계 최초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2차원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 제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흑린 표면에 인듐을 증착한 뒤 열처리를 통해 계면에서 인듐 인화물을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흑린의 전기적 특성을 폭넓게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계면 반응에 따른 박막화로 인한 밴드갭 증가 효과와 계면 전하 이동에 따른 유효 밴드갭 감소 효과가 동시에 존재함을 밝혀냈다.
김 교수팀은 이러한 계면 화합물 형성이 흑린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계면공학 전략을 제시했다.
전자소자는 일반적으로 반도체, 금속, 절연체로 구성되며, 이들 간의 계면 접촉 특성은 소자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2차원 반도체와 금속의 접촉 계면은 접촉 저항, 전하 주입 효율, 전하 이동 속도 등 주요 특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계면 반응을 활용해 전하 주입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기능성을 부여하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높은 흑린의 경우, 계면 반응을 통한 전자 특성 제어 연구는 그동안 거의 보고된 바 없었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2차원 반도체의 계면 상태를 원자 단위 수준에서 정밀 제어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김관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흑린과 금속의 계면 상태를 원자 단위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성과는 차세대 전자소자의 계면 물리 이해를 확장하고 고성능 소자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및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9.0)’ 11월 5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윤대근 연세대 물리학과 박사와 이양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가 제1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세종펠로우십, G-램프(G-LAMP)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