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중간고사에서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대학가가 발칵 뒤집혔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에서 지난달 25일 진행된 교양과목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 중간고사 도중 일부 학생들이 오픈채팅방에 문제 화면을 공유하고 답안을 주고받은 사실이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

이 과목은 약 1400명이 수강 중인 대형 온라인 강좌로, 별도의 보안프로그램 없이 비대면 시험이 실시됐다. 부정행위가 이뤄진 오픈채팅방에는 최대 500명가량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채팅방은 시험 이전부터 수강생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커뮤니티로 운영됐다.

학교 측은 지난달 27일 ‘중간고사 초유의 사태 발생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명문사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의를 맡은 교수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며 “부정행위를 묵과할 수 없으므로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현재 학부 대학과 행정팀을 중심으로 기말고사 운영 대책과 재발 방지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연세대도 지난달 15일 비대면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다수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교양강의 ‘자연어(NLP) 처리와 챗GPT’ 강의를 담당한 A교수는 지난달 29일 공지를 통해 “(중간고사) 영상 확인 중 부정행위를 하는 모습이 다수 확인됐다”며 “자수하는 학생에 한해서는 중간고사 성적만 0점 처리하고, 자수 기회를 줬음에도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에 따라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강의는 약 600명이 수강 중인 대형 강의로, 자연어 처리와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 활용법을 다루는 과목이다. 수업과 시험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중간고사는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객관식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응시자는 시험 시간 내내 컴퓨터 화면과 손, 얼굴이 동시에 보이도록 영상을 촬영해 제출해야 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일부 학생들이 촬영 각도를 조정해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여러 프로그램을 겹쳐 띄워 다른 화면을 숨기는 등의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이 파악한 부정행위자 수는 약 50명(8.3%)으로, 이 가운데 40명은 부정행위를 시인했다.

A교수가 제시한 자수 기한은 지난달 31일까지였다. 학교 측은 “학칙에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유기정학을 할 수 있다는 항목이 있지만, 아직 정학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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