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노동시장 동향’
신규 구인 인원 14만명 그쳐
고용24 구직인원 2.4만명↓
1인당 일자리 IMF 이후 최소

[고양=뉴시스] 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고양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피고 있다. 2025.11.06.
[고양=뉴시스] 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고양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피고 있다. 2025.11.0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한파가 지속되며 지난달 기업의 구인과 구직자의 구직활동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는 지난달 0.42개에 불과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적었다.

고용노동부는 10일 ‘2025년 10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인·구직 모두 줄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기업의 구인 인원은 줄고 구직인원은 늘면서 1인당 일자리 개수가 줄어드는 양상에서 전환된 것이다.

고용서비스 통합플랫폼 ’고용24’를 이용한 10월 신규 구인 인원은 14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만 4000명(19.2%) 줄어든 규모다. 고용24 신규 구직인원은 지난달 33만 5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 4000명(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 배수’는 0.42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월(0.49)보다 낮은 수준으로, 1998년 10월(0.19) 이후 역대 10월 중 최저 수준이다.

10여일에 달하는 긴 추석 연휴 등 영향으로 구직 감소보다 구인 감소 폭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명절이 있는 달에는 기업들이 사실상 구인을 잘 하지 않고, 구직자도 간헐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며 “9월과 10월을 합쳐서 평균치로 봐야 구인 구직 상황이 객관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구인·구직 인원 모두 줄어들면서 10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7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1만 5000명(-16.2%) 줄어든 규모다. 전체 지급자 수 역시 57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 2000명(-2.0%) 감소했다.

10월 전체 구직급여 지급액은 당월 실업 인정 건수가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86억원(4.9%) 증가한 1조 492억원을 기록했다.

구직급여는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월 1조원 넘게 지급됐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올해 누적 지급액은 10조 6795억원이다.

이 기간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68만 7000명이었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19만 7000명(1.3%) 늘어난 규모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2개월 연속 19만명 이상 증가 폭을 유지했다.

업종별로 서비스업 가입자는 1094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2만 7000명 늘었다. 보건복지업을 중심으로 대부분 산업에서 증가했고, 특히 숙박음식업의 증가 폭이 확대됐다.

반면 우리나라 경제 근간인 제조업 가입자와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는 건설업 가입자는 줄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 4000명 줄어 5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자동차 증가 폭이 둔화했고, 금속가공·기계장비 감소 폭이 커졌다.

제조업 가입자 감소 폭도 ▲6월 1000명 ▲7월 5000명 ▲8월 1만명 ▲9월 1만 1000명 ▲10월 1만 4000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내국인으로 한정하면 제조업 가입자 감소세는 2023년 10월부터 25개월째 계속됐다. 지난달 내국인 제조업 가입자는 2만 9000명 감소하고 외국인은 1만 5000명 증가했다.

천 과장은 “최근 자동차 제조업의 수출이 감소하고 산업생산이 둔화하면서 부산·경남 등의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고용을 조정하는 부분이 보였다”고 했다.

실제로 9월 생산지수가 제조업 평균을 크게 웃돈 의약품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0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00명 늘었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제조업 가입자 수도 각각 4100명, 2600명 늘었다. 반면 전기장비 제조업 가입자 수는 1500명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4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7000명 줄어 27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연령별로 29세 이하가 9만명 줄면서 2022년 9월부터 38개월째 감소했다. 40대도 2만 2000명 감소했다. 특히 40대는 건설업(-1만 3000명), 제조업(-8000명), 도소매업(-5000명) 등에서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은 전년 동월 대비 18만 6000명이 늘면서 노년층이 가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50대는 4만 3000명, 30대는 8만명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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