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위해 기업 부스를 오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위해 기업 부스를 오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고용시장에서 이탈한 20대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 확산 등으로 구직자가 빈 일자리를 더 수월하게 찾을 수 있는 일자리 ‘매칭효율성’이 개선된 점도 실업률 하락에 작지 않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대 쉬었음이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2015년과 올해를 분석한 결과 실업률은 2015년 3.6%에서 올해(7월 기준)에는 2.7%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20대 구직 포기자의 비중이 2005~2015년 추세로 상승했을 경우 실제 실업률은 현재보다 0.4%, 2015년 수준을 유지했을 경우 0.7%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체적 사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증가한 것은 기술적으로 실업률 지표의 하락을 초래했다”면서도 “잠재성장률 둔화로 우리 경제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약화됐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정규직 취업 경쟁이 더 심해지며 노동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매칭 효율성 개선이 실업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매칭 효율성이 2015년 이후 개선이 없을 경우를 가정한 결과 실업률은 0.4%p 상승한 3.1%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칭 효율성이 실제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가정하면 0.2%p 오른 2.9%였다.

KDI는 “매칭 기술의 발전과 인구구조 변화로 구인-구직 간 연결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돼 실업률에 지속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 같은 구조적 변화가 2015년 대비 2025년 실업률 하락 폭(3.6%→2.7%, 0.9%p)의 68% 이상을 설명한다고 분석하며, 이런 변화가 없었다면 실업률은 현재보다 0.9%p 이상 높았을 것으로 진단했다.

KDI는 “매칭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비구직자의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지원 체계의 면밀한 설계를 위해 ‘쉬었음’ 인구 증가에 대한 심층 분석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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