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사업수행비용 지출 현황’ 조사
전체 수입比 사업비 72.1%, 전년比 0.6%p↓
KCC ‘최하위’… 2년 연속 사업비 0원인 곳도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해 대기업집단 산하 공익법인 4곳 중 1곳은 수입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자금을 사업수행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KCC의 경우 수입의 불과 1.4%를 사업비로 써 전체 조사대상 그룹 중 가장 적었다.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인 공익법인의 사업수행비 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3개 그룹 188개 공익법인의 사업수입은 9조 5954억원, 사업수행비용은 6조 9209억원으로 수입 대비 사업수행비용 비율은 72.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72.7%에 비해 0.6%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CEO스코어는 전년 9조 7767억원 대비 공익법인 수입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대기업 공익법인 188곳 중 83곳(44.1%)이 사업수행비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업수행비용이 제대로 지출되지 않고 있다면, 공익법인이 본래 설립 목적에 따라 공익사업에 집중하기보다 오너 일가의 지분 방어나 절세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체 조사대상 73개 대기업집단 중 수입 대비 지출이 절반을 밑돈 곳은 17곳(23.3%)이었다. KCC가 1.4%로 가장 낮았고, LS(4.4%), KG(13.6%), 동국제강(16.4%), 롯데(22.2%), 한화(23.6%), KT(23.8%), 코오롱(28.1%), 사조(28.9%)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 공익법인 중 사업수행비용 지출이 2년 동안 전무한 곳도 있었다.
SK 공익법인인 행복전통마을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12억원, 14억원의 수입이 발생했으나, 이 기간 사업수행비용은 0원이었다.
SM 공익법인인 필의료재단은 사업비용을 모두 일반관리비용으로 분류한 결과 사업수행비용이 2년 연속 전무했다.
수입 대비 사업수행비용 비율이 가장 높은 대기업집단 1위는 신영이었다. 신영문화재단은 지난해 수입이 0원이었으나, 1억 8600만원을 사업수행비용으로 지출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11.3%), 넥슨(120.9%), 카카오(115.5%), 하림(108.5%), 영풍(103.3%), 부영(101.2%), 현대백화점(100.9%), 대신(99.8%), 효성(98.9%) 등 순이었다.
사업수행비용이 액수 기준으로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HD현대로 조사됐다.
지난해 HD현대 그룹 산하 9개 공익법인의 사업수행비용은 2조 8966억원으로, 전년 3조 927억원 대비 1961억원 감소했다.
사업수행비용 액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현대자동차였다. 현대차 산하 5개 공익법인의 사업수행비용은 2023년 3121억원에서 지난해 3341억원으로 220억원 늘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명확히 공개된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 리스트가 확인되지 않아 연1회 공시(계열사 지분 보유 공익법인, 특수관계인인 공익법인과의 거래에 공시된 공익법인), 그룹별 홈페이지 및 언론보도 등을 참고해 조사대상을 선정했다.
학원법인이 아닌 대학교, 산학협력단, 미소금융재단(성균관대학, 삼성미소금융재단 외 18곳), 총수일가 특수관계 해소 및 특수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명확한 공익법인, 2023년 이후 설립된 곳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