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면 대표이사. ⓒ천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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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다. 그러함에도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인식과 제도는 참으로 답답하다 하지 아니할 수 없다.

특히 어린 학생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더 그러하다 할 것이다. 어린이와 청년은 나라의 근간이며, 그 자체가 곧 미래이며 나아가 희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래와 희망은 바로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며, 따라서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큰 계획의 교육을 통해 청년의 가슴에 심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어야 할까. 그것은 바로 호연지기(浩然之氣, 마음에 차 있는 크고 넓고 올바른 기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청년의 가슴에 과연 이 같은 호연지기가 살아 숨 쉬고 있을까. 안타깝지만 호연지기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그 책임은 그들에게 있는 게 아니며, 교육이념의 퇴색과 교육정책과 주관자들 나아가 기성세대의 무지로 인해서다.

호연지기는 어렸을 때부터 원대(遠大)하고 웅비(雄飛)한 기운을 가슴에 품게 하는 절대적 교육으로만이 가능하며,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호연지기는 일반 교육과정 중에서도 역사와 세계사 지리 윤리 등의 과목을 통해 마음속에 큰 것을 담을 수 있는 기본소양이 자리 잡게 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러함에도 언젠가부터 우리의 교육제도 속엔 이 같은 교육은 물론 그 교육의 중요성은 밀려나고 아니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그 자리엔 분열과 반목을 초래하는 이념교육과 기능교육이 우선시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 나라 젊은이의 가슴 속엔 자아(自我)를 상실한 채 이기심과 탐욕이 넘쳐나고, 사회‧국가‧인류라는 공생과 상생의 가치관은 아예 형성조차 되지 못하는 불행한 교육의 터널을 걸어야 했다.

산업화 민주화라는 일률편파적인 목적 아래 달려 온 기성세대의 질주는 어쩌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인류공영이라는 미래형 국민과 국가라는 큰 차원과 틀에서 볼 때는 말이다.

일률편파적인 기성세대의 속도전 속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린 소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육의 폐단은 오늘의 참교육 부재의 중요한 원인이 됐으며, 교육 전반에 자리 잡은 그 사상이 희석되기까진 많은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특히 전교조 교육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현재 40대 후반에서 50대, 60대 초반의 세대는 교육으로 인해 입혀진 불필요한 옷을 빨아 입어야 할 일이 분명히 남아있다. 그러나 이 같은 모순이 전부 그들의 짐으로만 치부될 수 없는 것은 원치 않는 민족적 분단과 이념의 산물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 문제는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임에 틀림없다.

어찌 됐든 이러한 요소들이 결과적으로 오늘 교육의 모순을 가져왔고 미래가 불확실한 청년의 사상을 가져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대목에서 잠시 지난 역사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지금으로부터 1500여년 전 한반도는 삼국이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나가던 삼국시대다. 당시 삼국은 제각각 자기 길을 가면서도 한편으론 하나의 반도 국가에서 왜 갈라져 싸워야 할까를 먼저 고민하던 세력이 있었으니 바로 신라다.

이 신라는 가야국의 후신이다. 가야국은 약 2천년 전 이미 기독교 문명으로 일궈진 진일보된 당시로 볼 때 문명국이라 할 수 있으며, 신라의 김유신 장군이 바로 가야 출신이라는 점이 대표적 증거다. 신라는 당시 오늘날 젊은 학도들을 대상으로 한 사관학교와 같은 문무를 겸비한 유능한 인재를 배출시키는 화랑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여기서 신라의 화랑이 겸비하는 최고의 덕목이 바로 호연지기다. 울산 신불산에서 시작해 청도 운문산에 이르기까지 높고 험한 산에 올라 한반도의 넓은 세계를 보며 화랑들에게 넓고 크고 올바른 기운을 채우며 한반도 통일 곧 삼국통일의 웅비한 비전을 품게 했다. 지금도 청도 운문산 기슭에는 화랑이 계율로 삼았던 세속오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우리 교육은 사사로움을 뒤로하고 백년지대계가 돼야 하며, 소인배가 아닌 대의를 품고 사회와 나라와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그야말로 호연지기를 품은 멋진 미래 청년을 길러내야 한다.

어지럽고 혼탁한 나라의 현실은 위기로 다가왔지만, 우리는 이 위기 곧 국란을 기회로 풀어낼 줄 아는 위대한 민족이라는 점을 같이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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