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B2B 유통 전방위 가격 인상
정부 간담회에도 민생 물가 압박 지속
![[천지일보=배견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물가대책TF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식품업계 간담회’를 열고 정부 관계자 및 주요 식품기업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물가대책TF 위원장), 최기상 의원(간사)과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 농림축산식품부 푸드테크정책과 관계자를 비롯해 한국식품산업협회, CJ제일제당, SPC삼립, 남양유업, 농심, 동서식품, 동원F&B, 대상, 롯데월푸드, 롯데칠성음료, 매일유업, 빙그레, 삼양식품, 샘표식품, 오리온, 오뚜기, 풀무원식품 등 16개 식품기업 임원들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2025.08.0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8/3306979_3381541_4748.jpg)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추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며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커피, 치킨, 피자, 소스류 등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식품 가격이 줄지어 오르면서 하반기 민생물가에 대한 체감 부담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물가 안정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와 협조 요청을 이어가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의 구조적 압박 앞에 업계는 잇따라 ‘가격 현실화’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9월부터 B2B(기업 간 거래)용 소스류와 유제품 가격을 조정한다. 대상 품목은 ▲오쉐프 불고기버거소스(2㎏) ▲오쉐프 깐풍기소스(1㎏) ▲바베큐소스(1㎏) ▲버터후레시 등으로 햄버거·분식·베이커리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주요 품목들이다. 업계는 이 같은 인상이 외식업체나 단체급식 거래처의 원가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B2B 제품은 거래처마다 품목이 달라 특정한 공통 사유보다는 해당 품목의 원재료 변동이나 행사 운영 등 다양한 이유로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가격 인상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저가커피 브랜드 하삼동커피는 9월 2일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기존 1500원에서 1800원으로 300원(20%) 인상한다. 에스프레소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300원 오르며, 대용량(1.1ℓ) 아메리카노는 4000원에서 4500원으로 500원(11.1%) 뛴다. 이 외에도 라떼, 스무디, 매실차 등 전체 음료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은 이달 들어 주요 인기 메뉴의 가격을 평균 4.5%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은 이달 들어 주요 인기 메뉴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평균 10% 인상 이후 8개월 만이다. 치즈스노윙, 오리엔탈파닭, 청양마요치킨, 핫블링치킨, 소이갈릭치킨은 기존 2만 2000원에서 2만 3000원으로 1000원씩 올랐다. 레드마요, 청양마요, 코찡마요 등 양념치킨 시리즈는 2만 30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네네찜닭은 2만 6000원에서 2만 7000원으로 인상됐다.
네네치킨 운영사인 혜인식품은 1995년 계육 가공업체로 출발해 1999년 치킨 프랜차이즈 체인을 전국적으로 운영 중이다.
앞서 노랑통닭도 지난달 23일부로 치킨 가격을 각 2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노랑 3종 치킨’(오리지널 사이즈 기준)은 2만 2000원에서 2만 4000원으로 2000원(9%) 올랐다.
피자·레스토랑 업계에서도 가격 조정이 이어진다. 피자헛은 지난달 15일 사이드메뉴 ‘소이갈릭 윙’ 가격을 인상했다. 4조각 기준으로는 4200원에서 5700원으로, 8조각은 7900원에서 9800원으로 올랐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지난 6월부터 주요 파스타와 샐러드 메뉴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투움바 파스타는 2만 5900원에서 2만 6900원으로 1000원(3.9%) 올랐으며 치킨 텐더 샐러드는 2만 900원에서 2만 2900원으로 2000원(9.6%) 상승했다.
창고43 역시 고기 메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 대표 메뉴 ‘창고스페셜’은 4만9000원에서 5만 4000원으로 5000원 올랐고 식사류 전반도 1000~2000원씩 인상됐다.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업계와 수시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주요 식품업계와 함께 가공식품·외식 물가 동향을 논의했고 이달 1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물가대책 태스크포스(TF)가 식품기업 16곳과 함께 물가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시장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지난 6월 기준,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으며, 마늘(24.9%), 호박(19.9%), 오이(19.1%), 고등어(16.1%), 커피(12.4%) 등 주요 품목의 상승폭이 컸다. 전체 생활물가는 같은 기간 2.5%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을 웃돌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단기적으로 수해 등 상황에 따라 물가, 특히 생활물가를 진짜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집중호우로 농축산물 가격도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5일간 이어진 폭우로 경남 산청 등지에는 연간 강수량 절반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농작물 침수 피해는 2만8491㏊로 축구장 약 4만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부는 생필품·가공식품·농축수산물 등 민생 품목의 가격 안정을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원자재 시장 불안과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 차질이 겹치며 추석 전후 물가 관리에 큰 난관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