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이후 최대 증가 전망
5대 은행서만 4조 가까이 늘어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서 바라본 용산구 아파트 모습. ⓒ천지일보 2025.04.2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6/3287234_3355780_3341.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이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7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과 마포·용산·성동구 지역 아파트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초고강도 규제를 하면서 다음달부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5조 8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남은 영업일 대출 증가분을 고려하면 이달 가계대출은 6조원대 후반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상 최대 영끌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8월(+9조 7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2월 4조 2000억원 늘어난 이후 3월(+4000억원), 4월(+5조 3000억원), 5월(+6조원)까지 지속해서 증가했다.
이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 99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월 말(748조 812억원)보다 4조 9136억원 늘어난 규모다. 하루 평균 1890억원 증가한 셈이다. 일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으로 따졌을 때 지난해 8월(3105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이 597조 6105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말(593조 6616억원)과 비교했을 때 26일 만에 3조 9489억원 늘었다. 신용대출도 103조 3145억원에서 104조 3233억원으로 1조 88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388억원 늘어 전월(265억원)의 약 1.5배에 달했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이달 말까지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5조 6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날부터 수도권 주담대가 최대 6억원으로 묶이는 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이달 전체 월간 증가 폭은 5조원대 초반에 그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7일 고강도 대출 규제 효과를 분석하며 가계대출 및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절반으로 감축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가계대출 월간 증가 폭은 3조~4조원 아래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초강력 규제로 대출 수요가 상당 부분 억눌릴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에서 가격이 높지 않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억원 주담대 한도 내에서 빚을 내 매입이 가능한 노원·도봉·강북구나 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으로 매수세가 옮겨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사 등 소득이 높은 일부 전문직의 경우 신용대출이 최대 4억~5억원 규모까지 나가는 만큼 충분히 고가 아파트 구매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추가 보완 대책도 내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이번 주중 대출 규제 후 첫 점검회의를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