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1000대 기업 R&D 스코어보드’ 발표
삼성전자, 1000대 기업 투자의 36.1% 차지
“규제혁신·실증 인프라·금융지원 등 강화할 것”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15% 넘게 늘리며 미래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표한 ‘2024 기업 R&D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투자액은 83조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 1000대 기업의 작년 매출액은 총 1730조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5.3% 늘어났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도 전년 대비 0.4%포인트(p) 상승한 4.8%를 기록했다.
지난해 R&D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30조 1580억원으로, 전년(23조 8528억원)보다 26.4% 증가했다. 이는 1000대 기업 전체 투자의 36.1%를 차지하는 것이자 작년 1000대 기업 전체 투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은 지난해 14.4%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4조 4723억원), 현대자동차(4조 3059억원), LG전자(3조 4058억원), 기아(3조 2766억원), 삼성디스플레이(3조 533억원), LG디스플레이(1조 9753억원), 현대모비스(1조 8379억원), 삼성SDI(1조 2749억원), LG에너지솔루션(9830억원) 등이 R&D 투자 규모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R&D 투자액 1조원을 넘긴 기업은 전년과 같이 9곳이었고, 1000억∼1조원인 기업은 총 53곳으로 전년보다 3개 증가했다.
다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전 세계 연구개발 투자 20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40개로 미국(681개), 중국(524개), 일본(185개), 독일(106개), 대만(55개) 등 경쟁국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1000대 기업 중 대기업은 170곳으로 전년보다 1곳 줄었으나 총 R&D 투자액은 68조 5880억원으로 17.5% 증가했다.
중견기업은 22곳 증가한 513곳으로, R&D 투자액도 11조 502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중소기업은 21곳 감소한 317곳이었으며 총 투자 규모는 3조 4730억원으로 2.5%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제조업 분야 기업들의 R&D 투자 규모가 75조원으로, 전체의 89.8%를 차지해 전년(88.7%) 대비 1.1%p 증가했다. 이어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4조 430억원(4.8%),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1조 7970억원(2.2%) 등의 순이었다.

제경희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산업기술 경쟁이 격화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는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고, 투자성과가 시장에서 현실화될 수 있도록 규제혁신, 실증 인프라, 금융지원 등 사업화 기반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기업과 현장 연구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업 투자 활성화와 성과창출을 위한 실행방안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