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동교동계의 좌장격인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 됐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권 고문의 탈당은 다른 동교동계 인사는 물론 호남 민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의 탈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몸담고 있던 동교동계 인사들의 이탈이 잇따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분당 사태가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안철수 신당 추진으로 촉발된 야권 정치 지형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평생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우리 당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우리를 변함없이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떠났다. 이제 저도 떠난다”라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이어 그는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면서 “저는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지난 1961년 김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선거 시절부터 비서를 맡아 정계에 발을 들인 그는 김 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며 동교동계를 이끌어왔다. 그의 탈당을 필두로 정대철 상임고문 등 전직 의원 40여명이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권 고문은 탈당 이후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가칭)’에 합류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우선 제3지대에서 머무르면서 야권 세력 통합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동교동계는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한다. 이에 따라 권 고문과 동교동계 인사들이 모두 더민주에 등을 돌리고 떠날 경우 더민주에 대한 호남권의 민심 이탈이 급속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야권은 호남권을 기반으로 하는 신당 세력과 비호남·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더민주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