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액 지수 0.2% 줄어
서비스생산, 5년래 최저 증가
건설기성 통계 이래 최대↓
제조업 생산, 3년 전比 반토막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6/3276499_3342293_124.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들어 4월까지 소매판매액 지수와 서비스업 생산, 건설경기 등 내수와 관련된 지표들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2022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1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4월 평균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이 기간 승용차(11.7%) 등 내구재 소매판매는 3.5% 늘었지만 의류 등 준내구재(-4.7%)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4%)의 소매판매는 감소했다.
1∼4월 소매판매는 2022년 2.1% 늘었다가 2023년 1.4% 감소 전환, 지난해(-2.0%)와 올해까지 3년 연속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여행 수요가 늘며 서비스 소비가 내수를 뒷받침했지만 국내외 불확실성에 의해 이마저도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 불변지수는 1∼4월 평균 작년 동기보다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년(-1.4%)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2021년 2.8% 증가한 이후 2022년(5.9%), 2023년(5.4%)까지 5%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후 지난해 2.4%로 증가율이 둔화했고 올해는 더욱 축소됐다.
건설경기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 1∼4월 건설기성(불변)은 작년 동기보다 21.0% 줄었다. 1~4월 기준 1997년 7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아파트 등 건축 부문이 22.8% 감소했고, 도로·화학단지 등 토목은 15.2%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을 뒷받침하는 제조업 생산은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4월 평균 제조업 생산지수(원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4월(6.1%)보다 반절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자동차(-3.5%→0.3%), 통신 및 방송장비(-13.3%→9.2%) 등의 생산은 늘었다. 다만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절반가량(33.4%→17.3%) 줄었고, 컴퓨터(11.4%→-14.8%), 식료품(3.7%→0.4%), 1차 금속(0.0%→-6.5%) 등 업종이 3년 전에 비해 악화했다. 이에 따라 전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둔화됐다.
생산능력 대비 실제 얼마큼 생산됐는지 실적을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올해 4월 73.8%를 기록했다. 2022년 4월(76.3%)보다 2.5%p 낮은 수준이다.
내수와 생산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저성장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2.75%에서 연 2.50%로 0.25%p 내리는 한편, 올해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5%에서 0.8%로 0.7%p 낮췄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올해 2월(1.5%) 등으로 지속해서 낮춰왔다.
한은이 전망치를 낮춘 것은 경기 하방 압력이 심화된 데 영향을 받았다.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은 작년 2분기 0.2% 역성장을 기록한 후 0.1%대 성장률을 지속하다가 국내 정국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겹치면서 올해 1분기(-0.2%)에 다시 역성장한 바 있다.
이번 한은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 아시아개발은행(ADB, 1.5%), 국제통화기금(IMF, 1.0%) 등보다 낮은 수치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0.8%)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0.8%와는 같은 수치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세정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수출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과도하게 투자하고, 지금은 PF(프로젝트 파이낸스) 등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건설 투자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된 만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된 만큼 향후 금리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클 경우에는 유동성 공급이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코로나 때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새 정부도 가계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금리 정책의 특정 부동산 자극 문제에 대해 공감을 나누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