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이 교회 안 나가는 이유
이재철 목사 과거 설교 다시 회자
“구구절절 맞는 말씀” 청년층 공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재철 목사 설교 장면. (출처 인스티즈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재철 목사 설교 장면. (출처 인스티즈 캡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개신교 청년들의 이탈률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한 원로목사가 과거 지적했던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젊은 세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30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는 ‘목사님이 말하는 요즘 20,30대가 교회 안가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왔다.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의 전 담임목사 이재철 목사의 과거 설교 영상을 발췌한 내용이다.

이재철 목사는 현재 은퇴했으나 한국교회 대표적 설교자 중 한명으로 꼽히며 특히 교회 내 부정부패에 대한 비판적 설교로 유명하다. 그는 ‘신학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목회자’로도 꼽히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네티즌이 이 목사의 설교 영상을 캡처해 카드뉴스 형식으로 자막을 적어 올린 것이다.

해당 게시물을 보면 이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젊은이들이 없다”는 말로 시작해 “왜 그렇게 됐을까. 그들의 시각으로 한국교회를 한번 바라보라”고 제안했다.

이 목사는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으뜸이 되고 싶니? 먼저 종이 되라”는 말과 함께 “목사, 장로, 권사, 안수집사, 서리집사, 교인, 철저하게 계급주의입니다. 장로들 계급도 얼마나 많습니까. 원로 장로, 은퇴 장로, 협동 장로, 신무 장로 거기서도 안수받은 날짜에 따라 서열이 정해져 있습니다”라고 현재 한국교회를 꼬집었다.

또 그는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근데 헌금 봉투에 이름 써서 냅니다”며 “이건 교회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눈에는 교회가 교회가 아니다”며 “성경 좋은 말씀 하면서도 성경과는 철저하게 유리된 종교 기업, 종교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는데 출세하고 남의 자식보다 더 잘되고 좋은 스펙 쌓고 더많이 더 많이 돈벌고 세상의 가치와 똑같은 가치로 살았다”며 “교회가 거룩성을 상실한 것”고 진단했다.

이 목사는 그래미상을 2번 수상한 한국의 한 음향 기술가가 순천 송광사에 가서 새벽 예불을 녹음하고, 서울 대형 교회의 새벽 기도 소리를 각각 녹음한 뒤 “스님 한 사람의 염불 소리가 수천명의 기도 소리를 압도한다”고 말했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스님은 속세를 떠난 사람이기에 다른 파장을 가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수천명이 내는 욕망의 소리를 압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소리는 왜 세상의 소리에 파묻히는가. 소리의 파장이 똑같기 때문”이라며 “교회는 세상과 구별된 파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게시물은 6만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글에 “어느 교회 목사님인지 알수 있나. 설교 들어보고 싶다” “참된 종교인” “제가 모태신앙에서 무교된 이유랑 정확히 맞아요” “구구절절 공감된다” “이런 목사님이 어릴적 다녔던 교회 목사님이였으면 계속 다녔을 텐데 모든 내용에 공감이 된다” “무교인데 처음으로 설교가 들어보고 싶은 목사님” 등 진심 어린 반응들이 이어졌다. 

이 목사의 이 같은 설교는 계속해서 청년들을 잃고 있는 교회들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자 자성으로 읽힌다. 개신교 여론조사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인식’ 조사 결과 개신교인에 관한 무종교인의 호감도는 ‘9%’에 불과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개신교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두드러졌는데 심지어 개신교인임에도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20대 48%, 30대 47%로 절반 이하에 그쳤다. 

지난해 본지가 전국 개신교 신도를 대상으로 한국교회 쇠퇴 이유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1.6%는 한국교회의 ‘맘몬주의적 부패’를 문제로 꼽기도 했다. 맘몬주의는 물질적 부를 지나치게 추구하거나 돈을 숭배하는 태도를 말한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실 종교사회학 교수는 한국교회 호감도가 낮은 현상에 대해 “한국교회의 모습이 기대와 달리 실망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겉으로는 경건하고 거룩한 척만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 여러 통계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특히 2030세대는 교회를 평가하는 기준이 기성세대와 다르다”며 “단순히 예배 잘 드리고 헌금 잘 낸다고 신앙이 좋은 것이 아니다. 교회 안팎에서 참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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