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상호 관심사·입장 확인
최상목, 美 관세 우려 전달
에너지·조선 분야 협력 제안
![(서울=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 산업부 장관, 최 부총리,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2025.4.24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4/3262331_3324732_3929.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미국 관세 부과 폐지와 양국 간 산업협력 등에 대한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판과 방위비 논의는 없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USTR)와 ‘2+2 통상협의’를 진행했다.
최 부총리는 통상협의를 마친 뒤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한국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상호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우리 측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7월 패키지(July Package)’를 마련할 것과 양측의 관심사인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해 나간다는 데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를 위한 양국 간 인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데 (이번 협의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덕근 장관은 “여러가지 비관세 문제나 디지털 이슈 등 많은 것이 제기되고 있는데 7월 8일까지 무엇을 협의할지 범위를 정한 것”이라며 “90일간 상호관세가 유예돼있는 기간이 있어서 그때까지 협의를 하는 게 협상의 목표치”라고 부연했다.
대선 이전에도 합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이슈별로 봐야겠지만 전체 패키지가 합의돼야 해서 일부 이슈가 합의된다고 사전에 (합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관세 폐지, 산업협력 등을 둘러싼 포괄적 합의는 6.3 대선 이후 출범할 한국의 새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그 전까지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합의의 범위와 틀을 정할 방침이다.
양국은 또 조만간 산업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간 실무(technical level) 협의를 개최하고, 내달 15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그리어 대표와 추가적인 고위급 협의를 갖기로 했다.
또 환율 정책의 경우 한국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 간 별도로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했으며, 조만간 실무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의 현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가 필요함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며 “우리 정치 일정이 있고, 행정부 권한 범위가 있으며 입법부 동의를 받아야 할 것도 있어서 그런 것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상대 측에서 동의했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 측은 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투자·조선·에너지 등과 관련한 우리의 협력 의지와 비전을 소개했다”며 “미국의 상호관세와 품목관세 부과가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음을 설명하고, 한국에 부과된 관세에 대한 면제와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등장’은 없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상 당시 예고 없이 등장해 일본 측을 당황케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협상단도 마지막 순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전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협의는 계획대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 없이 1시간 10분여가량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글을 올리면서도 한국과 ‘2+2 협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협의에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최 부총리는 “방위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에서 관세,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알래스카 합작투자와 함께 방위비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 글에서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언급하면서 미국 측이 통상과 안보 관련 현안을 한꺼번에 타결지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편 이날 2+2 협의에서 양측은 기념주화를 선물로 주고받았다.
미국에 건넨 선물은 한국은행이 발행한 ‘한국의 주력산업과 경제발전 기념주화’로 조선업을 상징하는 LNG운반선과 거북선 문양이 새겨진 것이었다. 2+2 협의가 끝난 뒤 이날 오후에 안덕근 산업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 간 별도 협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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