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각)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종려주일 미사를 집전한 뒤 광장을 떠나고 있다. 2024.03.2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4/3260725_3322809_159.jpg)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국내 종교계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를 비롯해 불교, 원불교, 개신교 등 주요 종단들은 21일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며 “종교의 경계를 넘어 인류 평화와 화합에 헌신한 위대한 영적 지도자”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종지협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애도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영원한 안식 속에서 평화를 누리시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한국천주교회와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신자들, 바티칸 공동체에도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종지협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생을 복음에 헌신하며 특별히 가난하거나 병든 이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향한 깊은 사랑을 실천하신 분”이라며 “전통과 현대의 균형 속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교회의 문을 넓히고 더 많은 이들을 포용하는 데 앞장섰다”고 그의 행적을 기렸다. 이어 “한국 종교계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숭고한 삶과 영적 유산을 기리며 그분이 일생 동안 실천하신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본받아 종교 간 화합과 인류의 보편적 사랑에 힘쓸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이 애도문은 종지협 공동대표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공동대표인 고경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최종수 유교 성균관장, 박인준 천도교 교령,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명의로 발표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인류와 함께 애도한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교황을 “종교의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눈 인물”로 평가하며 “높은 자리에서 낮은 이들을 살피시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셨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계종은 교황의 2014년 한국 방문을 회고하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시고, ‘삶이라는 길을 함께 걷자’는 말씀으로 종교 간 화합의 길을 밝혀 주셨다”면서 “우리 불교와도 인연을 맺으시며 따뜻한 우정을 나누셨다”고 애도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류의 큰 스승”이라며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원불교 최고지도자 왕산 성도종 종법사 역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왕산 종법사는 “교황께서 한국 방문 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평화와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당부한 말씀을 원불교는 깊이 기억한다”고 밝혔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슬픔에 잠긴 천주교회와 신도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며, 교황님의 사랑과 평화의 유산이 오래도록 빛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교황의 종교 간 화합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 목사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가톨릭과 개신교 간 화해와 일치를 위한 대화에 깊은 헌신을 보여주셨다”며 “이러한 노력은 전 세계 교회 일치주의 운동의 귀중한 유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목사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생명과 평화의 길: 한국 그리스도인의 일치 순례’ 여정을 회고하며 “NCCK 대표단은 이 순례 중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직접 공식접견하는 크나큰 축복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만남에 대해 “단순한 방문이 아닌, 사랑과 연대, 생명과 평화의 복음이 살아 숨 쉬는 교회 일치의 신학적 순례였으며, 교황님과의 만남은 일치를 향한 그 여정에 깊은 감동과 영적 울림을 더해주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