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에 명암 엇갈려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기대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삼성E&A,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사는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20일 최근 1개월간 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액은 7조 4959억원으로 12.3%, 순이익은 1516억원으로 27.3%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건설 역시 영업이익 939억원으로 18.2% 감소가 예상되며, 매출은 2조 1983억원(11.6%↓), 순이익은 597억원(34.7%↓)으로 추정됐다. 삼성E&A는 영업이익 1697억원, 매출 2조 3111억원, 순이익 1273억원으로 각각 18.9%, 3.1%, 22.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여전히 높은 공사비 부담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주 감소가 꼽힌다. 지난 2023년 이전에 착공된 수익성 낮은 프로젝트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E&A의 경우, 2023~2024년 비화공 부문 수주 부진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DL이앤씨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4% 증가한 794억원, 순이익은 132.3% 늘어난 604억원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 553억원(32.9%↑), 매출 9975억원(4.4%↑), 순이익 411억원(35.0%↑)으로 개선이 기대된다. GS건설도 영업이익이 2.1% 증가한 71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 기업의 실적 개선은 지난해 1분기 실적이 워낙 저조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DL이앤씨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넘게 감소했고, GS건설 역시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던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같은 기간 10% 이상 줄었다.
업계는 1분기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현장의 비중이 점차 줄고 있는 데다, 원전·플랜트 등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수주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또한 6월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건설 업계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 분양가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에 대응해 왔고,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에 따른 착공 회복이 기대된다”며 “올해 건설사들의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