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 설치된 경찰 펜스에 탄핵 반대 촉구 피켓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5.03.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 설치된 경찰 펜스에 탄핵 반대 촉구 피켓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5.03.30.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4일 오전 11시)를 앞두고 국내 주요 종교단체들이 “어떤 결정이든 수용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탄핵소추안 인용”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다른 단체들과 차이를 보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3개 교단은 3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선고는 정권의 명운을 넘어 극단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라며 “헌법재판소는 이번 선고를 통해 대한민국 법치주의 실현과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책임을 다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용과 기각, 어떠한 선고가 내려진다 하여도 이를 존중하고 수용할 것을 천명한다”면서 “우리 모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제는 포용과 화합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의(김정석 감독회장)는 1일 발표한 별도 입장문에서 “우리에게는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더 이상 과거에 매이지 않고 ‘하나 됨’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역시 이용훈 주교 명의 입장문에서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관에 대한 불신은 곧 우리 사회에 대한 불신이자,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며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수용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NCCK는 조성암(암브로시오스) 대주교와 김종생 총무 명의의 입장문에서 “헌법과 법률이 명백히 요구하는 바에 따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편 94편 15절 ‘판결은 반드시 정의를 따를 것이니 마음이 정직한 사람이 모두 정의를 따를 것입니다’”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뜻이 이 땅 위에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종교단체들은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예장 합동·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입장문에서 “민심을 혼란으로 이끄는 선동과 분열을 획책함으로 눈앞의 유익을 누리려는 유혹에서 벗어나라”며 “급변하는 국제관계, 경제적 도전, 국가적 재난의 상황 속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바르게 이끌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국민들에게도 “성숙하고 책임 있는 민주시민으로서 법치주의 질서를 부인하는 어떠한 주장과 폭력적 선동에도 동조하지 말아 달라”며 “탄핵심판 선고 이후 극단적 분열로 인해 우리 사회가 스스로 무너지고 뒷걸음질 치지 않도록 마음을 굳건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종교계에서는 특히 탄핵심판 선고일이 선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 기독교계가 사순절을 보내는 시기와 맞물린 점을 언급하며 “하나님의 선하신 은총이 나라와 민족 위에 함께하시도록 합심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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