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에 종교계 피해 속출

기독교계 등 구호 활동 본격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긴급구호를 펼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긴급구호를 펼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종교 시설이 소실되는 등 교계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종교계는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본격 나서고 있다.

25일 불교계에 따르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연쇄 산불로 전통사찰 운람사가 전소됐다. 이번 화재로 전각과 부속 건물 7개동이 모두 불에 탔고, 주변 산림도 큰 피해를 입었다. 운람사 스님과 신도들은 불길이 사찰을 덮치기 전 아미타삼존불, 탄생불, 신중탱화 등 불교유산을 조문국박물관으로 긴급 이송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이날 오후 4시 50분께에는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경북을 대표하는 대형 사찰 중 하나였다.

경북 의성 고운사에서 산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불상, 불화 등 문화유산을 옮기는 모습. (출처: 국가유산청)
경북 의성 고운사에서 산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불상, 불화 등 문화유산을 옮기는 모습. (출처: 국가유산청)

기독교계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기관지 한국기독공보에 따르면 경안노회 방하제일교회는 산불이 교회 인근 산으로 번지며 확산 위험이 커지자 지난 23일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했다. 광암교회는 교회에서 70m 떨어진 뒷산까지 불이 번졌으나 신속한 진화로 피해를 면했다. 

지난 21일 새벽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은 풀베기 작업 중 예초기에서 불꽃이 튀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22일 경북 의성에서는 성묘객의 주변 정리 중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불이 빠르게 확산됐다. 24일 오후 현재 의성 산불 진화율은 70% 안팎에 머물고 있으며 94채의 시설 피해와 함께 의성군 주민 1554명이 실내체육관 등에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계는 구호 활동에 나섰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은 “이번 산불 재해 복구를 위해 각 지역 기독교총연합회 회원교단들과 협력하기로 했다”며 산청지역 피해주민 270여 명의 임시숙소와 사망한 소방관들의 장례식장, 의성지역 피해주민 대피소를 방문해 위로금과 피해복구 기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예장통합 총회 사회봉사부도 지역 노회들과 함께 교회 및 교인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통합 총회는 2024년 개정된 국내재난구호지침에 따라 이재민 생명 구호와 초기 구호물자 제공 등에 나서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현장 대응에 나섰다. 총무부장 성화스님과 문화부장 혜공스님 등이 운람사와 옥련사 등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했고, 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과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만나 복구 방안을 논의했다. 조계종은 경북도에 고운사 및 의성군 주요사찰에 방염포 지원 및 사찰 복구 방안 검토를 요청했다.

각 종교단체는 피해 지역 신도들과 주민들을 위한 모금 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한교봉은 사순절 기간을 맞아 산불 피해 교회들과 주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다른 종교계에서도 복구 지원을 위한 모금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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