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은 확정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반으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기로 결론 내렸다. 금감원은 이번 주 내 이를 금융위와 우리금융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관리(40%), 재무상태(30%), 잠재적 충격(30%) 등 크게 3가지 부문으로 분류된다. 경영실태평가 3등급은 재무상태, 경영관리, 법규준수면에서 다양한 취약점들이 노출돼 이를 시정하기 위해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감독상의 주의가 요구되는 단계다.
이번 금감원의 결정에는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은행에서 대규모 부실·부당대출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진행한 결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730억원 불법대출을 포함해 2천억원대에 달하는 부당대출 및 사고 이후 보고·수습 등 과정에서 내부통제 실패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정기검사 결과 발표 직후 “부실한 내부 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며 등급 하향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가 3등급으로 나오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 편입 승인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 실태 평가 결과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하고, 편입대상 회사에 적용되는 금융관련 법령에 의한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 등급이 3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다만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할 경우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