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이낙연, 통합과 방향 달라”
한동훈·이준석에도 “하기 나름”
‘이재명-이낙연 회동’도 불투명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2.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2.13.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비명(비이재명)계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범야권의 ‘반(反)극우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는 선을 긋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비명계 대권주자들과 만나며 ‘통합’ 행보를 펼치고 있지만 이 전 총리에 대해서만큼은 뚜렷한 회동 계획이 없어 ‘이낙연 거리두기’ 기류가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지난 4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는) 너무 멀리 나갔다. 우리는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전 총리는 배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리두기’를 선언이다.

이어 그는 “가는 방향이 지금은 다르다”며 “방향이 다른데 통합하기가 어렵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이 전 총리는 그간 “윤석열·이재명 정치의 동반 청산이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해 왔고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른바 ‘양측 동시 청산론’을 두고 김 전 지사가 “배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전 총리가 추진해온 독자 행보와 김 전 지사 등 민주당 내 다른 주자들의 ‘범야권 통합 지향론’ 간 간극이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애초 김 전 지사는 범야권 연대를 위해 친야(親야) 진영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왔다.

그는 “극우세력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며 “극우세력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극우를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권 일부 인사와의 통합 가능성엔 “국민에게 반드시 사죄하고 극우와 확실히 단절하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지사는 한 전 대표와의 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통합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 통합 또는 민주개혁 세력의 통합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나. 그것이 통합인데 한동훈과 우리가 어떻게 통합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오히려 지금 사태에 원죄가 있는 사람”이라며 “국민께 사과해야 하고 국민에 대한 사과 없이 대선에 나선다면 그것은 몰염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대해서도 “민주당으로 통합이 되겠나”라는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지만 당장의 선거 경쟁 상대라 할지라도 ‘정권교체 후 반극우 연대로 들어올 수 있느냐’의 문제는 이 의원에게 달려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대표도 최근 비명계 잠룡들과의 연쇄 회동(임종석·김부겸·김동연·박용진 등)을 이어오는 등 ‘통합’이라는 큰 틀을 강조하면서도 유독 이 전 총리에 대해서만 “당장 만날 계획은 없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 “굳이 (이 전 총리까지) 만날 이유가 있느냐”는 회의론과 “오히려 품어야 이 대표의 포용력이 드러난다”는 의견이 맞서는 형국이다.

이런 흐름이 내년 이후 본격화될 대선 정국에서 ‘단일화 카드’로 이어질지, 혹은 김경수·이재명 체제와 이낙연 계의 확실한 분화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극우’ 규정에 대한 김 전 지사의 강경 발언과 이낙연 전 총리의 끊임없는 ‘동시 청산론’이 맞물리면서, 민주당 안팎의 ‘이낙연 거리두기’는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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