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이 합의 어겨 인질 석방 연기” 주장
네타냐후 “휴전 합의 위반 심각히 받아들여” 강경 대응 암시
![[자발리아=AP/뉴시스]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 공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자발리아에 6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천막촌이 마련돼 있다.](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2/3232333_3287786_546.jpg)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를 완전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휴전이 발효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가자지구에서 다시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여단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토요일(15일) 예정됐던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인) 인질 인도는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가자지구 북부 주민의 귀환을 늦추고 총격을 가했으며 구호품 지급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추가 성명에서 “인질 인계가 예정된 날짜보다 닷새 앞서 연기 결정을 발표한 것은 중재국이 이스라엘에 의무 이행을 압박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며 “이스라엘이 합의를 준수하면 인질 석방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 연기 발표에 강력히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를 존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어떤 행위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하마스의 발표는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를 완전히 깨는 것”이라며 “군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인질·실종자 가족 포럼은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함께한다”며 “(가자에 남은) 형제·자매 76명이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합의 유지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강경파 정치인들은 즉각적인 군사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휴전 협상에 반발하며 연립정부를 탈퇴한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전 국가안보장관은 “전쟁으로 돌아가 가자지구를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중과 지상에서 대규모 공격을 퍼붓고, 전기·연료·물 등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며 “하마스가 손에 넣은 구호품도 폭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전 협상을 중재했던 이집트는 이번 사태가 협상 파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 보안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이스라엘이 병력 철수를 늦추고 항공 감시를 지속하며 합의 이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6주간(42일)의 단계적 휴전은 이미 여러 차례 충돌을 겪으며 위기를 맞고 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전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발표했으며,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여성 인질 석방 약속을 어겼다며 가자지구 내 주요 통로를 봉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