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비주류 측은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을 거듭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강화하고 있고, 주류 측도 한치의 물러섬 없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직 사퇴… 지도부 와해 위기
새정치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은 8일 문 대표의 사퇴와 전당대회 개최를 거듭 촉구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거부에 반발해 지난 4일부터 최고위에 불참해 왔다. 7일 오후에는 문 대표와 만나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을 막아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열자고 재차 요구했으나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를 강행한 것이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문 대표와의 회동을 언급하며 “문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 “이제는 문 대표가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해줘야 한다”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현역의원 하위 20% 물갈이’ 기준이 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평가 세부 기준안 통과를 강행한 데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문 대표가 계파, 패권주의 청산에 따르는 당의 일체화와 통합이 최고의 혁신이며 총선과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라는 데 공감하고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대표와 제 사이에 최소한의 정치적 신뢰도 없었던 것이다. 패권주의의 민낯을 또다시 보여줬다”고 비난하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지난달 오영식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에 이어 주 최고위원까지 사퇴함에 따라 최고위원 공석이 2명으로 늘어나면서 지도부 와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비주류 이종걸 원내대표도 7일부터 최고위회의에 불참하는 등 당무거부에 들어갔다.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당직 사퇴를 고민하는 등 지도부 흔들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다만 최 정책위의장은 “비주류 전체 차원에서 여러 방안이 논의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오늘 제가 사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구당모임’이 당내 다른 세력과 접촉을 이어가며 당의 통합과 혁신을 위해 혁신전대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당모임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당내 중도 모임인 ‘통합행동’과 연대를 모색하고, 중진 의원 모임에도 의견을 전달해 야권 통합을 요구하기로 했다. 구당모임 멤버인 최원식 의원은 비주류 당직자들의 잇단 사퇴 가능성을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文 “분열 전대 안돼” 기존 입장 고수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공격에도 문 대표는 혁신전대 불가 방침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문 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힘을 합쳐서 똘똘 뭉쳐도 내년 총선에서 이길까 말까 그런 상황”이라며 “총선을 앞둔 시기에 서로 대결하고 분열하는 전대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고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표는 “당내에서도 대결하자는 것 외에 단합하고 힘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제시하라는 것”이라며 “대결하자면 저는 제가 갖고 있는 대표 권한으로 어떤 상처를 받더라도 끝까지 뚝심있게 걸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전대를 받지 않으면) 탈당할 것처럼 하는 여러 가지가 곤혹스럽고 난감하다”며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을 만든 일종의 공동창업주다. 대표 물러가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탈당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비주류 탈당설에 대해서도 “공천 불안 때문에, 평가 하위 20%가 배제된다는 걱정 때문에 탈당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탈당을 말씀하시는 분들은 진심도 아니고, 그냥 저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문 대표는 또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안을 언급하며 “저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크게 내려놓은 것이었다”며 “지금 탈당, 분당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배수진을 치는 것이지, 결코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똑같은 입장이다. 혁신은 혼자 하기 힘들다. 제가 썩 잘해내지 못한 건 인정한다. 그러나 안 전 대표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냐.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안 전 대표가 대표하던 시절에 혁신을 위한 한 걸음이라도 나갔느냐”고 반문한 뒤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함께 손잡고 하자는 제안을 다시 한 번 드린다”며 안 전 대표의 협력을 재차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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