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점포 축소‧조직 개편
내실 다지기‧비용 절감 모색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국내 면세업계의 ‘유통 빅3’인 롯데면세점‧신세계면세점‧현대면세점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효율화’를 통한 구조 재편에 나섰다. 이들 면세점들은 비용 절감과 내실 다지기를 위해 조직 통폐합, 영업 단축, 점포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부진한 실적과 외부 불확실성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세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마케팅 부문을 통합하고, 상업성 고객 비중을 줄이는 한편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개별 관광객 및 내국인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한 전략을 채택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며, 일부 점포의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지방 점포에서 서울 및 공항 면세점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존 따이공(보따리상) 매출 비중이 너무 높아 대체안으로 개인 관광객이나 내국인 매출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강화 차원의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며, 향후 개별 프로모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산 센텀시티몰 내 부산점 폐점을 검토 중이며,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 감축과 함께 주 7일에서 5일 영업으로 단축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를 운영 중이다. 부산점은 이미 지난해 10월 영업 면적을 25% 축소하는 등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매출 부진과 브랜드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결국 폐점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부산은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타격이 크다”며 “지역 경기침체와 고환율 기조로 면세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면세점은 다소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으며 지방 면세점 운영을 하지 않는 한편, 저렴한 인천공항 임대료 덕분에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덜한 상태다. 이에 따라 비용 절감 압박이 덜하고 매출 하락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큰 변동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면세업계의 유통 빅3인 면세점들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불확실한 시장을 헤쳐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외부 불확실성과 환율 급등, 정치적 불안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특히 지방 면세점의 부진과 시내 면세점의 매출 하락은 각 업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다. 이는 국내외 관광객 수의 급감과 고환율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관광객 수가 줄어들고 고환율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면세점 사업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부산점의 폐점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산점의 특허권을 반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매출 감소로 인해 시내 면세점들에서 철수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점은 2026년까지 영업할 수 있는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몇 년간의 실적 부진과 함께 급감한 단체 관광객, 고환율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불가피한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점포 축소와 함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특히 두 업체는 ‘효율화’를 목표로 조직개편과 영업일 단축 등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방점의 매출 부진과 고정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이런 전략이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면세점은 다소 더 나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환율과 정치적 불안정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현대는 강남에서 동대문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