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경복궁의 역사적 아름다움이 현대와 연결되는 특별한 협업이 결실을 맺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소장 조규형)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와의 협력으로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 모사도를 완성하고, 12월 19일부터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 진품 재현, 역사와 기술이 만나다
경복궁 교태전은 조선시대 왕비의 생활공간으로 화려한 부벽화로 유명하다. 이번에 공개되는 모사도는 ‘화조도’와 ‘원후반도도’ 두 점으로 각각 앵무새의 다정한 모습과 원숭이 가족의 화목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교태전에 거주했던 왕비의 평온한 삶과 모성애를 상징하는 작품들로 평가받는다.
진품 부벽화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이며 이번 모사도는 진품과 똑같이 그려내는 현상모사 방식으로 제작됐다. 바탕 종이와 안료는 과학적 조사와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선정됐으며, 국가유산수리기능자 모사공이 참여해 역사적 정확성을 더했다. 특히 원본 유물의 손실 부분은 임의로 복원하지 않고 현재 상태 그대로 재현했다.


◆ 역사적 장소에서 펼쳐지는 현대적 협력
이번 모사도 제작은 경복궁의 역사적 가치 보존에 기여하기 위해 2022년 구찌와 체결한 업무협약(MOU) 이후 첫 성과다.
구찌는 지난 5월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하며 경복궁의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세계에 알린 바 있다. 이번 협업 역시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유산 보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
이번에 공개되는 모사도는 교태전 내부 대청 양옆 벽체 상단에 마주보는 형태로 설치되며 탈부착 가능한 판넬 형태로 전시된다. 이를 기념해 평소 비공개 공간이던 교태전 대청을 19일부터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로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방문 가능하다. 단, 12월 24일 경복궁 휴궁일은 제외된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이번 공개를 통해 내년 복원 30주년을 맞이하는 교태전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고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구찌와의 협력을 지속하며 경복궁의 문화적 유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의미 있는 발전을 도모할 방침이다.
이번 교태전 부벽화 모사도 공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