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이달 초 대비 0.1%p 하락
가산금리 유지·시장금리↓ 영향
비대면 대출 중단·조건 강화에
내년 대출받으려 ‘오픈런’까지
“당분간 시장 흐름 반영될 것”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천지일보 2024.10.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천지일보 2024.10.2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이 멈추고 대출금리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도 내려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출 조건이 강화되면서 차주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연 3.64~6.04%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초(연 3.75~6.15%) 대비 상단과 하단이 각각 0.11%p 낮아진 수치다.

대출금리가 하락한 건 최근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이 멈추고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오른 바 있다.

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의 금리도 지난달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날 3.126%를 기록하며 지난 9월 11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앞서 금융채 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금리 인하 기대감 감소 등으로 상승했지만, 최근 시장이 안정되면서 내림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은행들은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높이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지적과 함께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가산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대출 조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전환했다. 다만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은행권 평균 금리가 3.48%까지 떨어졌던 지난 7월에 견주면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주택매매가 활발해지면서 올해 3분기(7~9월) 가계신용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21일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통해 3분기 말 금융권 가계신용 잔액이 1875조 6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말(1861조 3천억원)보다 0.8%(14조 3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가계신용은 2022년 4분기 말(1871조 1천억원) 이래 역대 최대로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카드사·백화점 등에서 외상으로 산 대금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말한다.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시중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천지일보 2023.11.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시중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천지일보 2023.11.21.

특히 은행권 대출 비중이 큰 ‘비대면 대출’이 중단된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나은행의 경우만 봐도 3분기 기준 신용대출의 96%, 담보대출의 73.4%가 비대면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5대 은행 중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모두 비대면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이달 6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비대면 판매를 막았고, 우리은행은 5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 역시 15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멈췄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대출을 받으려고 일찌감치 ‘오픈런’에 나서는 모습도 빚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뿐 아니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른 ‘풍선효과’가 발생했던 상호금융권,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수요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연초 가계대출 총량 ‘리셋’을 노리고서다. 주택담보대출 신청은 대출 실행일 기준 60일 전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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